정치 불안에 브라질 펀드 부진…"매수 기회로 활용"

최근 한 달 수익률 '-8.76%'…"연금개혁안 지연 우려, 성장세 꺾지 못할 것"

입력 : 2017-11-22 오후 4:11:46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치던 브라질펀드가 자국 정치 불안에 최근 한 달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안 통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내년까지 경기 회복세가 유효한 만큼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브라질펀드 수익률은 -8.76%로, 올 들어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펀드에서 베트남(6.80%), 중국(4.09%), 일본(3.37%) 등이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낸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개별 펀드에서도 브라질펀드 부진이 뚜렷했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C1'(-10.47%)이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1'(-9.39%),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C'(-9.20%), '프랭클린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lassC-e'(-9.13%), 'JP모간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C5'(-9.11%) 등 수익률 하위 5개 펀드 가운데 4개가 브라질펀드였다. 브라질펀드는 최근 2년간 56% 수익률로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최근 헤알화 소폭 약세가 브라질 증시 조정으로 이어지며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는 브라질 정부의 최대 과제인 연금개혁안 통과가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금개혁안은 작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된 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면서 추진한 개혁안으로, 브라질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일부 해소할 방안으로 부각돼 왔다. 하지만 테메르 대통령이 잇따른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개혁안 추진에 차질이 생길 거란 우려가 커졌다. 이에 헤알화 약세와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정치 불안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내년도 브라질 경제에 대해 여전히 낙관하며 조정을 펀드 진입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올 연말 해외 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브라질 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1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 전체로 1조2086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브라질펀드에서는 56억원이 빠져나가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메르 대통령 입장에서 연금 개혁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남아 있는 지지기반마저 잃을 수 있기 때문에 12월 초 통과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도 "설사 통과되지 않는다 해도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안이 통과된다면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 상승과 연이은 금리 인하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에 재정 건전성 개선이 더해지며 내년도 성장률이 2%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며 "향후 대통령 선거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부담은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브라질 물가 하향 안정화로 중앙은행이 올해에만 금리를 7차례 내렸기 때문에 내년에는 강력한 금리인상 카드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올해에 비하면 호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고공행진을 펼치던 브라질펀드가 자국 정치 불안에 최근 한 달간 -8.76%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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