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북한군 귀순 당시 귀순 병사를 추격하던 북한 병력 중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수 초 간 넘었다가 북쪽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JSA 한국군 대대장 권모 중령은 부사관 2명이 귀순 병사를 구조하던 당시 직후방에서 엄호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22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JSA 북한군 귀순 관련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엔사가 공개한 6분45초 길이의 JSA 내 폐쇄회로(CC)TV·열상탐지장비(TOD) 영상에는 귀순 병사를 추격하던 북한병사 4명 중 1명이 잠시 MDL을 넘었다가 JSA 북쪽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추격 과정에서 MDL 너머 남측으로 사격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채드 캐롤 유엔사 대변인(대령)은 “이는 두 차례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MDL을 넘어 JSA 내 우리측 건물 벽에 기대있는 귀순 병사를 JSA 경비대대 인원들이 구출하는 TOD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두 명의 부사관이 포복 자세로 귀순병사에게 접근한 후 대대장이 있는 곳까지 끌고오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귀순 병사는 미국 측 의무수송요원들에게 인계됐으며 이 모든 과정을 미측 대대장이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고 캐롤 대변인은 밝혔다.
사건 발생 후 한동안 권 중령이 추격조의 총격으로 부상당한 귀순 병사를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녹화된 영상에 부사관 2명만 나온 것 같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논란은 커졌다. 그러나 영상에서 대대장이 부사관들과 함께 귀순자에게 접근했고, 부사관들이 귀순 병사를 끌고 나오는 동안 주변 엄호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어느 정도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캐롤 대변인도 “유엔사 특별조사팀 조사 결과 JSA 경비대대 자원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엄격한 판단으로 현명히 대응했다고 판단한다”며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한국군 대대장의 전략적 판단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통보와 추후 정전협정 위반사항 방지를 위해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만날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전체적으로 우리 군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유엔사는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 명의로 “경비대대 대응은 비무장지대를 존중하고 교전 발생을 방지하는 정전협정 협정문 및 그 정신에 입각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 북한 병사(아래 사진 빨간원)가 지프 차량에서 내려 남측으로 달리고 있다. 위쪽 사진은 북한군이 귀순 병사를 향해 사격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