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의 상인 참여가 늘어나면서 시민 만족도와 상인 매출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밤도깨비야시장의 이용 만족도는 82.5점, 만족 응답비율은 86.2%로 지난해보다 각각 1.2점과 1.8% 포인트 하락했다. 시는 장소가 새로 추가되고 푸드트럭 음식 가격이 1만원대로 상향 평준화하면서 하락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행사 장소는 여의도·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청계광장·목동운동장 등 4곳이었다. 올해는 여의도·반포·DDP·청계광장·청계천 5곳으로 늘고 시범사업지인 마포 문화비축기지도 들어갔다.
장소 확대로 신규 업체가 대폭 늘어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문제제기가 있다. 올해 밤도깨비야시장 업체는 푸드트럭 177대와 핸드메이드 상인 328팀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75대와 118팀 늘었다. 내년에도 문화비축기지에 푸드트럭은 20대, 핸드메이드는 60팀 증가한다.
장사 12년 경력의 스타타코야끼 김재문 사장은 "그렇지 않아도 서울에서는 푸드트럭에 질린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신규 업체를 끌어들인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체가 늘면서 '파이 나눠먹기' 현상도 나타난다. 올해 야시장의 매출액은 126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지만, 업체 평균으로는 2495만원으로 2.4% 증가율에 그쳤다. 문제는 올해 행사는 3월부터 10월까지 내내 진행됐지만, 지난해는 여의도만 3월에 시작했을 뿐 DDP와 청계광장은 5월, 목동운동장은 7월에 순차 개최했다는 점이다. 야시장을 훨씬 오래 연 것 치고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은 셈이다.
개최 장소가 늘어도 장소별로 수익 격차가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하루 평균 매출액은 청계천과 DDP 100만원 이상, 여의도 150만원 이상, 반포 150만원 내외 등이다. 문화비축기지는 70만원이었다.
지역 순환제를 도입한 올해의 경우, 마지막 주기에 청계천에 배정된 상인들은 야시장을 지키기보다는 시가 주최하는 다른 행사로 빠졌다. 청계천 참가율은 35%에 지나지 않았으며, 단 하루도 문을 열지 않은 업체까지 있었다.
지난 24일 시가 내년 야시장 설명회에서 순환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자, 상인들은 우려감을 내비쳤다.
한 상인은 "청계천이나 DDP로 선정된 사람은 매출 박탈감을 느껴 목동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는 목동운동장에 야시장을 열었으나 매출이 지지부진하자 중도에 폐업을 고심할 정도였으며, 올해에는 선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서울시만 쳐다보는 사장들도 문제가 있지만, 서울시 역시 장소만 늘리면 안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업체 확대를 포기할 수는 없어 보완 조치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1년에 1차례였던 야시장 업체 선정을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로 나눈다. 상반기 야시장에서 자리를 충실하게 지키면 하반기 선정에서 점수를 얻는다. 또 각 개최 장소마다 테마 문화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시민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시 관계자는 "상인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행사 내실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2018년 야시장 운영방향 설명회'에 참가한 상인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