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1년 내내 '꽁꽁'…외환위기 이후 처음

BSI, 19개월 연속 100 하회…"통상마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입력 : 2017-11-28 오후 5:53:3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기업 체감경기가 1년 마지막까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기업 심리가 한 해 내내 꽁꽁 얼어있었던 적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저성장 장기화와 구조개혁 지연, 북핵과 미국의 통상압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600대 기업(매출기준)들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전망치는 96.5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수록 내달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BSI는 지난해 6월 이후 올해 12월까지 19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 미쳤다. 한경연은 "BSI가 한 해 내내 부정적이었던 것은 외환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며 "주요국과의 통상마찰, 북핵, 가계부채,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설(1월·89.9)과 추석(10월·92.3) 등 명절 특수와 5월(91.7) 가정의 달 효과도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연평균 BSI도 93.5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88.7)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연평균 BSI는 2012년 이후 6년 내내 100을 넘지 못했으며, 그만큼 기업들의 부정적 심리가 만성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경연은 "과거 경제위기 때는 기업 심리가 급격히 나빠져 연평균 BSI가 2∼3년 연속 100을 하회했다가도 위기를 극복하면 곧 회복됐다"면서 "반면 최근에는 연평균 BSI가 기준선을 넘지 못한 채 장기침체 상태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국가신용등급 등 거시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개혁과 같은 과제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며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90년대 초반 7%에서 3% 이하로 하락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적하면서 시스템 개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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