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벤처단체들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가 오는 2022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혁신 벤처생태계를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8일 벤처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혁신벤처단체협의회(혁단협)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IR센터에서 '혁신 벤처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혁단협은 이번 발표가 민간이 주도한 최초의 혁신벤처 정책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안에는 내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좋은 일자리 200만개 창출, 해외진출 비중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선결해야 할 5대 인프라로 ▲혁신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제도 체계 혁신 ▲민간중심 정부정책 혁신 ▲클라우드·데이터 제도 혁신 ▲기업가정신 고양 및 확산 ▲정부 R&D 패러다임 개혁 등을 꼽았다. 아울러 12개 분야의 160대 세부 실천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또한 혁단협은 벤처기업 '규제샌드박스' 도입, 데이터 개방, 클라우드 환경 조성, 재도전 기회의 법적 보장, 교수 창업 활성화, 엔젤투자 활성화, 글로벌 지원정책의 컨트롤타워 구축, 대기업-혁신 벤처기업간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구축, 코스닥 유동성 강화를 위한 투자 유인책 제공,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 등을 '최우선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혁단협은 이번 계획안을 과거와 같은 점진적이고 임시방편적 제도개선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기반으로 했다고 강조하며, 4차 산업혁명을 방해하는 요소로 데이터규제를 꼽았다. 이정민 혁단협 사무국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공공기관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는 보안 등의 이유로 여전히 데이터규제가 심하다"며 "이러한 경직된 규제가 클라우드 서비스와 그 안에 들어 있는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단협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전세계적으로 벤처 생태계 조성에 국가적 역량을 쏟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이런 흐름에 뒤처져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민간 주도 혁신 벤처생태계 완성을 목표로 이번 5개년 계획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정부부터 직전 박근혜 정부까지를 봐도 벤처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은 정부는 없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고 평가하며 "지난 2일 현 정부도 혁신 창업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다양한 창업정책의 '씨앗 뿌리기' 수준에 그칠 뿐 내용에 다소 미약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순수한 민간주도의 벤처 생태계가 조성되고 대기업들과 진정한 파트너십이 이뤄진다면 혁신 벤처생태계 조성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생태계 조성에 조정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혁단협은 이날 계획안 발표에 앞서 2차 회의를 갖고 코스닥협회·한국핀테크포럼·대학생연합IT벤처창업동아리·상용소프트웨어산업협회·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 등 5개 단체에 대한 협의회 신규 가입을 승인했다. 이로써 총 13개 단체가 참여하게 된 혁단협은 이번 계획안에 담긴 내용을 정부가 적극 수용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8일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혁신 벤처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혁신벤처가 주도해 좋은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진/혁단협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