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은 60대 상한…총수일가는 초고속 승진

세대교체 바람 속 총수일가는 승진잔치…'2년'마다 승진, 상대적 박탈감 키워

입력 : 2017-11-29 오후 4:33:2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세대교체 바람에 재벌 총수일가가 편승한다. 경영진은 ‘60대 상한’에 걸려 연말 인사가 혹독해졌지만,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는 총수일가는 빨라진 세대교체 연한이 반가울 수 있다.
 
재계 연말 인사에서 삼성발 ‘60대 룰’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60대 경영진이 줄줄이 퇴진한 충격이 재계 전체로 퍼졌다. 일각에선 이를 삼성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여겼지만, 이어진 재계 인사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 확인됐다. 50대 젊은 경영인으로의 물갈이가 진행되면서 대기업 구성원들은 이제 더욱 짧아진 정년을 걱정하게 됐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정년연장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 속에 재벌 총수일가의 초고속 승진은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 재벌 3세의 갑질 사례 등으로 부의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지만, 총수일가의 승진잔치는 세대교체 명분에 가려지는 모양새다.
 
한동안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총수일가의 승진 연한이 길어지는 듯했으나 올해 연말 인사에선 다수의 사례가 포착된다. 재벌 총수가 노령으로 건강이 나빠지는 등 3·4세 승계 시기가 임박한 이유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4일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37) 현대중공업 전무가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말 전무 승진 이후 부사장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24일 CJ 인사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맏딸 이경후(32)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 3월 임원인사에서 상무대우로 승진했다가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무대우도 2년 만에 달았다. 그의 남편 정종환(37)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지난 3월 상무대우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26일 코오롱 인사에서는 이웅열 회장의 장남 이규호(33) 상무가 임원이 됐다.  2015년 말 상무보를 단 지 2년 만이다.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이번에 코오롱 전략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 상무는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장남 승계 전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8일에는 GS와 LS가 후계 승진을 통한 승계 진도를 나갔다. GS그룹은 총수일가 4세인 허철홍(38) GS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역시 2년 만에 별을 달았다. 이로써 GS 내 총수일가 4세 임원은 모두 5명이 됐다. 허 상무는 고 허준구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정수 지에스네오텍 회장의 장남이다.
 
LS는 총수일가 3세들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구본혁(40) LS니꼬동제련 전무가 부사장이 됐다. 2014년말 전무를 단 지 3년 만이다.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인 구 부사장은 지난 3월 총수일가 중 처음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돼 승계 시점을 앞당겼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35) LS산전 이사도 이번에 상무를 달았다. 지난해 말 이사가 된 지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남은 재계 인사에서도 3·4세들의 승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 시너지팀 상무 등이 거론된다. 총수일가의 '2년' 승진 관행도 채웠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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