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지난 29일 정부의 용산미군기지 내부 오염도 조사 결과 공개를 환영하면서, 기지 정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시는 환경부·외교부의 조사 결과 공개가 기지 정화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모두 3번에 걸쳐 녹사평역 근처 사우스포스트 기지 내부 오염조사를 실시했지만 미군의 반대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시민단체와의 소송에서 패소함에 따라 지난 4월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번에는 2~3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기지 내부는 조사 관정(지하수) 25개 중 17개가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한 지점은 벤젠이 기준치의 최대 670배를 초과한 10.077mg/L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지 외부 역시 34개 관정 중 12개 관정이 기준을 넘어섰다. 기준치의 최대 470배를 초과한 벤젠(7.051mg/L)이 검출되기도 했고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톨루엔 등 다른 물질도 기지 내부와 유사한 오염 추이를 나타냈다.
또한 시가 올해 분기별로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대값 기준으로 녹사평역 주변은 벤젠이 허용기준치의 280배, 캠프킴 주변은 TPH가 기준치의 918배나 검출됐다.
서울시는 이번 정부 발표문에 오염원 정밀조사와 정화 계획 등 후속조치 언급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권기욱 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서울시는 기지 주변 정화와 지하수 확산 감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국방부·외교부·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환 전 기지내부 정밀조사와 오염정화 및 SOFA 개정 등 모든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29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시민단체가 용산미군기지 내부오염원 2·3차 조사결과 공개결정에 항소한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