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C, SK하이닉스 특허침해 여부 조사…통상압박 반도체로 확대

태양광패널·세탁기·반도체 등 전방위 확대

입력 : 2017-12-03 오후 2:16:1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모듈 제품이 자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의 특허권을 침해했는지를 조사키로 했다. 미국의 통상압박이 태양광패널과 세탁기에 이어 한국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청주 반도체공장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미 ITC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관세법 337조에 따라 컴퓨터 주회로판 메모리 슬롯에 설치된 D램 직접회로를 포함한 회로판 등 SK하이닉스의 특정 메모리모듈과 관련 부품의 특허권 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조사 대상에는 SK하이닉스 한국 본사와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SK하이닉스 아메리카, SK하이닉스 메모리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관세법 337조는 ITC가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외국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를 명령할 수 있는 조항이다.
 
이번 조사는 넷리스트가 지난 10월31일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넷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특허침해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배제명령(exclusion order) 등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넷리스트가 추가로 제기한 2차 소송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는 것으로, ITC 방침상 소송이 걸리면 30일 내로 조사를 개시할지 여부를 공지해야 한다"며 "서버용 메모리 제품은 이미 ITC의 특허권 비침해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앞서 넷리스트는 지난해 9월에도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ITC는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 제품 RDIMM과 LRDIMM이 넷리스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미국의 통상압박은 철강에 태양광패널, 세탁기에 이어 반도체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ITC는 지난 10월 삼성전자가 자국 기업의 반도체 관련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반도체 패키징시스템 전문업체인 테세라 제소에 따른 것으로, 테세라는 삼성전자가 WLP 기술과 관련된 미국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WLP는 웨이퍼를 개별 칩 단위로 절단해 패키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패키징을 간소화해 웨이퍼 단계에서 반도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한편 ITC는 한국산 태양광패널과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정한 바 있다. ITC는 10월말 한국산 태양광패널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서도 TRQ(저율관세할당)를 120만대로 설정, 이를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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