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 즐거움이 선택 기준 될 것"

송관웅 현대차 인포테인먼트설계실장 및 차량IT신기술개발팀장…"다양한 업체와 협업 통해 기술 확보"
"커넥티드카 개발 위해 통신업계와의 협업은 필수"…"해커톤 대회, 미주 지역 개최도 적극 검토"

입력 : 2017-12-05 오후 2:48:2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이제는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자동차가 21세기를 맞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자율주행이다. 운전할 시간에 개인적인 업무를 보면서 자동차가 나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면 그만큼 매일 출퇴근 시 운전하는 시간이 세이브되는 등 효율적인 신간이 늘어나게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합종연횡하면서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기술(IT) 발달이 가장 중요하다. 커넥티드카 개발 등 자율주행을 위한 기본적인 바탕이 바로 IT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이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이동공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량 안에서 편리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기술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될 수 있다. 특히 차량 인포테인먼트 발전을 위해서도 IT는 중요하다. IT를 연구하는 사람이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인재라 할 수 있다. 이에 현대차(005380) 연구개발본부 차량IT개발센터에서 인포테인먼트설계실장 및 차량IT신기술개발팀장을 맡고 있는 송관웅 이사를 만나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IT 전문가로 알고 있다. 현재 자동차에서 IT 기술을 활용한 것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 있나?
 
대표적으로 데이터 통신을 활용해 원격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등의 편리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기능, 지리 데이터와 교통 정보를 이용해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재생 기능, 그리고 최근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ADAS 기능도 IT기술을 활용한 사례다.
 
텔레매틱스 기능은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기능으로 자동차와 원격시스템이 상시 연결돼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이를 통해 원격으로 차량의 상태 확인 및 제어가 가능하고 다양한 부가 기능의 확장을 통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로 발전되고 있다. 내비게이션 기능은 차량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GPS센서와 사전에 구축된 지리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경로 탐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으로 최근에는 실시간 교통 정보를 활용해 경로 탐색의 결과 및 도착 예정 시간이 보다 정확해지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능은 전통적인 라디오 수신 기능부터 DMB등의 이동 방송, 그리고 음악 재생 기능 등을 의미한다. 향후 자율 주행 시대에 많은 발전과 변화가 예상된다.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도와주는 ADAS 기능도 IT 기술을 활용한 사례로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획득된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새롭게 추가되거나 개발하고 있는 기능이 있는지?
 
먼저 기존 제공되는 기능에 최신 IT기술을 접목해 사용자에게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앞서 설명한 것과 동시에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 중이며, 다양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활용해 보다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음성인식 기능도 수년 전에는 단순한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인식률의 향상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돼 보다 정확하고 편리하게 발전하고 있다.
 
다른 측면으로는 최근 IT분야의 트렌드인 인공지능, IoT 기술 등을 자동차와 연계해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음성인식을 더욱 고도화해 사람과 대화하듯 마치 개인 비서가 동승하고 있는 것 같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를 포함해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분야다. IoT는 다수의 센서와 기기를 하나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능동적인 제어와 편의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자동차가 IoT의 환경 내에서 다수의 기기와 연결돼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소개된 스마트홈 내 인공지능 스피커와 자동차의 연결이 대표적인 사례다.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IT 기술은 어떤 것이 있나?
 
현대차는 차량의 내부 및 외부와의 연결을 위한 네트워크 기술,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의 최신성을 세가지 핵심 기술요소로 판단하고 독자 기술 및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네트워크 기술의 경우 시스코사와 협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외부 네트워크의 경우 최신 이동통신 기술과의 접목뿐만 아니라 블루투스, NFC 등 근거리 통신 기술을 통한 스마트폰과의 연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안전을 위한 차량과 차량 또는 차량과 인프라 간의 통신 기술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개인화 및 최신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술 요소다. 차량의 개인화는 개인 일정과 연계한 맞춤형 경로 제공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차 내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차와 사용자에 맞는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커넥티드카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선제적인 안전 기능은 사전에 고장을 예측해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커넥티드카는 외부와의 연결을 통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두 가지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으로 명명한 커넥티드카 전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 외에도 차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클라우드 인프라로 전송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외부로부터 해킹을 막는 등 보안을 위한 핵심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ccSP(Connected Car Service Platform)는 클라우드 기반의 커넥티드카 인프라로 수집된 데이터의 분석 및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을 위한 API를 지원할 예정이다.
 
인포테인먼트 전문가이자 자동차업계 일원으로서,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는 어떤 차라고 생각하나?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한정해 생각한다면 즐겁고 편리한 이동 공간이 가장 이상적인 자동차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직접 운전할 때 경험해본 것으로 장거리를 운전하는 따분함, 막히는 길을 운전할 때의 답답함, 그리고 낯선 곳을 찾아 갈 때의 어려움을 인포테인먼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자동차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받는 자동차가 될 것으로 믿는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 공간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안전한 자율주행 기능과 함께 편리와 즐거움이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IT 기술이 바꿔놓을 미래 자동차 모습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몇년 전 스마트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 장치가 아니라 다양한 IT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기기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이미 미래 자동차 모습을 알고 있다. 바로 다수의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로 1980년대 초반에 국내에 방영된 외화에 등장한 자동차나 최근 극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똑똑한 자동차가 마치 사람과 대화를 하듯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즉시 해결해주는 등 미래 자동차는 지능을 가지고 있는 움직이는 기계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자동차가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적어도 자동차 안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은 자동차가 동승한 친구나 비서의 역할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개발을 두고 통신업계와 완성차업계가 협업을 하면서도, 주도권을 놓고 대립관계에 있다는 시각이 있다. 통신업계와 완성차업계는 향후 어떤 구도로 가야한다고 보는가?
 
커넥티드카를 위해서는 자동차가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돼야 하며 이를 위해 통신업계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 기술의 다양성과 접근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완성차와 통신업계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5G통신 기술의 경우 현대차를 포함한 많은 완성차 업체가 관심을 갖고 통신업계와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통신업계와 완성차업계는 전문적인 기술영역에 대한 각자 개발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기술을 융합해 완성도 높은 기능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구도라고 생각한다.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나?
 
커넥티드카의 경우 완성차 업체별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에도 많은 차이가 있어 현재까지 커넥티드카 측면에서 절대적인 강자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대차의 경우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인프라, 플랫폼, 핵심 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서비스와의 연계를 위해 다양한 IT 업체와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G70에서 선보인 카카오사와의 협력이나 중국에서 바이두사와 협력해 커넥티드카를 출시한 것은 이러한 노력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차의 이런 노력은 향후 가까운 미래에 커넥티드카 분야를 선도하는 업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G70에서 선보인 카카오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이 주목 받았다. 기존 방식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향후 다른 차량에도 적용할 계획인가?
 
기존 음성인식 기술은 단말형 음성인식 기술로 음성인식 엔진과 언어 데이터베이스를 차량 내 내장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차량 내 단말의 메모리와 CPU 등 시스템 성능 제약으로 단음절 위주의 명령어 인식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G70에 적용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은 네트워크 연결 기술을 이용해 차량 외부에 있는 음성인식 서버를 활용한다. 기존 단말형 음성인식과 비교해 더욱 풍부한 언어 데이터베이스와 기계학습형 음성인식 엔진을 통해 문장형 명령어도 인식한다. 서버형 음성인식은 G70 이외에도 향후 신규로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적용될 예정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지역도 서버형 음성인식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이미 출시 된 차량 중 통신 기능인 GCS, 블루링크, UVO를 탑재한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해커톤 대회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본래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다양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특정 주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기존의 해커톤 대회 형식을 일부 빌려 미래 자동차 핵심 요소인 커넥티드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1회 대회는 인재 채용이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대학생을 중심으로 개최가 됐다면, 올해 2회 대회부터는 개방형 혁신이라는 가치를 더해 스타트업을 참가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커넥티드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해커톤 대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주 지역에서도 개최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고 스타트업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 상호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겠다.
 
송관웅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인포테인먼트설계실장 및 차량IT신기술개발팀장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용민 기자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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