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업체인 중국의 모바이크가 한국시장 진출 채비를 마쳤다. 이달 중순 경기도 수원시에 자사 자전거 1000대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서울 등 전국 대도시에 자전거를 공급하고 본격적으로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본 이용요금은 30분에 300원이며 가입 보증금은 5000원으로 회원탈퇴 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중국 베이징보다 이용요금이 저렴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바이크는 지난 9월 한국법인 모바이크코리아를 설립하고 연내 국내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 시작한다. 2015년 1월 스타트업 기업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내 공유경제 열풍에 힘입어 설립 2년여 만에 기업가치 2조원대에 달하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은 11번째 해외 진출 국가가 될 전망이다.
모바이크의 강점은 자체 개발·생산하는 자전거다. 차대 안에 동력 전달 시프트를 넣는 방식을 적용해 일반적인 자전거와 달리 체인이 없다. 사용자가 자전거 이용 시 체인이 빠지면 직접 끼워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을 뿐 아니라 고장도 적어 자전거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전거 도난 문제도 해결했다. 모든 자전거에 자체 개발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장착했다. 또 이 회사의 자전거는 일반적인 자전거와 주요 부품의 규격이 달라 분해 후 재활용할 수 없다. 자전거를 훔쳐봐야 소용이 없게 만든 셈이다. 연간 1000만대의 자전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고정자산인 자전거의 단가 경쟁력도 높였다.
그러나 관련 제도의 미흡함은 국내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민간업체의 상업용 공유자전거를 공공시설인 자전거주차장에 둬도 되는지 등에 대한 조례 해석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때문에 민간업체가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와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실제 모바이크에 앞서 올 상반기부터 국내 진출을 시도했던 싱가포르의 한 공유자전거업체는 서울시와 사전 협의 없이 자전거를 들여왔다가 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모바이크는 정부, 지자체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이크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제임스 카일(James Kyle) 국제사업부 이사는 "기본적으로 지자체의 입장을 존중하며 최대한 협조하는 방향으로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첫 사례인 수원시만 하더라도 지자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눈 후, 수원시에 맞는 공유자전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계약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의 기존 공공 공유자전거와 경쟁해야 하는 시장 상황에 대해, 카일 이사는 "사용자가 이용해보고 어느 쪽이 더 편리한지 판단할 것"이라면서 "서울 등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바이크는 단순히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업체가 아니라, 미래 도시 설계에 도움을 줘 더 나은 도시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30일 벤처창업페스티벌 행사장 내 모바이크 부스에서 제임스 카일(James Kyle) 국제사업부 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