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정치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원세훈 전 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원 전 원장과 이 전 차장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 등은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등과 공모해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과 연계된 외곽팀의 온·오프라인 불법 정치 활동에 관한 활동비 명목으로 수백회에 걸쳐 국정원 예산 총 65억원 상당을 지급해 국고를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차장은 재직 기간의 약 48억원만 혐의로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9월26일과 지난달 28일 2차례에 걸쳐 원 전 원장을 불러 조사했으며, 지난달 18일 이 전 차장을 구속했다. 이 전 차장은 검찰의 구속이 부당하다며 지난달 28일 구속적부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재판장 신광렬)는 "기존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구속이 적법하다"며 이 전 차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1년 당시 추명호 국익전략실 팀장 등과 공모해 배우 문성근씨와 방송인 김미화씨 등 정부 비판 연예인 퇴출 공작, 반값 등록금 이슈 관련 야권 정치인 비난 공작 등을 기획하는 등 정치관여·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3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방송 담당 수집관 활동을 벌이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원 전 원장은 지난 8월30일 심리전단 사이버팀 직원들과 공모해 댓글을 작성하는 등 공직선거법·국가정보원법 등 위반 혐의에 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과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교육감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오는 11일 오후 2시 김승환 전북 교육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교육감에 앞서 9일 오후 2시 조의연 서울시 교육감도 참고인으로 조사한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3월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교육감에 대해 국정원에 사찰을 지시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개입 의혹에서 '정점'으로 의심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