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공정성 논란서 한발짝 물러서…"AI로 뉴스배열·공정성 조직 신설"

손영준 교수 "집 포기하지 못한다면 공정성·중립성 관련해 강한 규제 받아야"

입력 : 2017-12-07 오후 5:02:35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국내 최대 포털인 NAVER(035420)(네이버)가 강력한 뉴스 유통 창구로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에 책임을 뭍자 인공지능(AI)기술에 기사 배열을 맡기고 뉴스 배열 공론화 위원회와 알고리즘 검증위원회 등을 만들겠다는 방안을 내놓으며 사람이 편집을 해서 생기는 정치적 중립성과 외부청탁에 의한 기사 삭제 등 본질적인 문제에서 한발짝 물어나는 듯한 모습이다.  문제의 본질은 국내 최대의 뉴스 유통 창구 역할을 하는 네이버가 최근 일어난 뉴스 삭제 사건 등 외압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고 공정성·중립성을 확보하자는 논의인데 일부 인공지능 편집과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 등을 만들어 보완을 하는 차원에서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한성숙 대표이사 직속의 운영혁신 프로젝트 산하에 뉴스배열혁신 TF(테스크포스)와 뉴스알고리즘 혁신TF, 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TF를 구성했다"며 "뉴스 서비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외부 의견을 모으고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 전무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포털 메인)에서 현재 상단 일부부분인 약 20% 정도만 자체 편집을 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내 자체 자체편집을 없애고 AI로 헤드라인을 구성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이 영역은 메인 페이지 하단에서 직접 편집을 할 수 있는 40여개 매체에서 배열한 기사들 중에 알고리즘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 서비스 내 섹션별 페이지에서는 현재 직접 편집과 알고리즘 영역 두가지로 운영되는데 향후 100% 알고리즘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손영준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포털의 뉴스 공정성 문제는 이미 10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여러 가지 개선안들이 나왔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들만의 개편에 불과했다"며 "포털이 뉴스 편집 기능에서 손을 떼든지, 신문사별 코너를 구성해 이용자들이 이를 선택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집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공정성·중립성과 관련해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문경 기자
 
네이버는 내년 1분기 내에 뉴스배열 공론화 위원회와 알고리즘 검증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으로, 현재 위원회에 참여할 전문가를 섭외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전무는 "여러 각계각층 의견 수렴하는 공론화 포럼과 알고리즘 검증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스 편집을 대다수 AI에 맡기고 있는 경쟁 포털업체 카카오(035720)는 상생 강화 방침을 강조했다.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는 편집권한을 축소하고 줄이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뉴스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뉴스를 둘러싼 환경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지금은 AI가 결합돼 여러가지 시도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 도입으로 공정성 해소가 완전히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다음은 AI 기술 '루빅스'를 통해 각 개인에게 노출되는 메인 뉴스가 다르게 나온다. 루빅스는 실시간 뉴스와 각 이용자가 보이는 뉴스 소비 행태를 분석해 관심가질 만한 뉴스를 보여준다. 이처럼 앞으로도 개인화, 맞춤화 경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선 방안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학계와 정부 관계자들은 포털의 자체 개편 및 알고리즘 의존만으로는 공정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를 마친뒤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문경 기자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자동배열 뉴스 편집이 세계적인 흐름이긴 하지만 사람의 개입보다 나은 도구인지는 불확실하다"며 "포털이 이미 저널리즘 시장에서 중개자로서 역할이 매우 커진 상태로,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없애버리면 뉴스 총 사용시간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 포털과 외부 간의 상호 견제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도 "알고리즘 편집에서 특정 매체 성향의 독자가 강렬하게 반응하면 이를 '많이 읽은 기사'로 대중에 소개되는 문제가 크다. 편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 측을 대표해 토론에 참여한 김진곤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포털의 뉴스 배열을 모니터링 하는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이용자 위원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도 뉴스편집자문위원회가 있지만 자율적으로 운용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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