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의료 산업 등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기존 PC와 휴대전화 중심의 수요와 함께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면서 반도체 업계는 한동안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IoT,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성장동력이 급부상하면서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다. 자동차·부품에 쓰이는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229억달러에서 올해 280억달러, 오는 2021년에는 429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IoT 관련 반도체 매출도 지난해 184억달러에서 올해 209억달러를 찍고 2021년 34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13.4%, 13.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7.9%)을 훌쩍 뛰어넘는다.
의료 산업도 반도체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의료전자와 웨어러블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9.7%, 9.0%로, 비교적 높은 성장세가 예측됐다.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이끌었던 휴대전화용 반도체 매출도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휴대전화용 반도체 매출은 1056억달러에 도달해 전체 시장(4345억달러)의 4분의 1 수준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비디오 게임 콘솔과 태플릿PC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이 -1.9%, -2.3%로, 2021년 관련 반도체 매출도 각각 97억달러, 10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데 힘입어 반도체 시장이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내년 이후에도 반도체 시장 매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반도체 시장은 다른 기관의 전망을 봐도 낙관적이다. 미래 성장동력에 따른 새로운 수요 창출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WSTS는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7%로 제시하며, 빅데이터·AI·IoT 등의 새로운 수요가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도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6%로 예상하며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반도체 수요가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HS마킷은 "구글·아마존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급증하고 있고, 자율주행과 IoT 기술 적용이 증가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가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청주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