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홈쇼핑 업체에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과 기부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에 나왔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24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자리에서 "충분히 오해를 소명하고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법정으로 향했다. 전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심사는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8일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뇌물수수·업무상횡령·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 2015년 7월 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고,
GS홈쇼핑(028150)이 2013년 12월 협회에 1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롯데가 발행한 상품권을 가족이 사용하도록 하고,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윤모씨 등이 롯데홈쇼핑의 협회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4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로 재소환해 청와대 재직 당시 기획재정부가 협회에 20억원의 예산을 더 배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확인한 후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에 추가 혐의로 포함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조사하고,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그달 25일 "피의자의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돼 진술 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롯데·GS 홈쇼핑으로부터 뇌물성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