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앞둔 금융권, 여성임원 '유리천장' 깨지나

4대 금융지주 임원 중 여성 2.8%…금융CEO, 능력 중심·여성인재 개발 한목소리

입력 : 2017-12-14 오후 4:12:4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권 연말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성 임원의 유리천장 깨기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금까지 금융권 주요 요직에는 여성 임원의 등용이 전무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여성인재와 능력 중심의 인사를 천명하면서 인적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금융권 여성 임원의 유리천장깨기가 가능할 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신한·하나·KB금융·우리·농협은행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신한·하나·KB금융지주를 비롯해 신한·KEB하나·국민·우리은행(000030)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상무 등 전체 임원은 17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총 5명으로 2.8%에 불과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및 상무 등 임원진 31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한 명도 없는 상태며 신한(005450)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역시 사외이사 등 임원이 총 46명에 달하지만, 여성 임원은 부재하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KEB하나은행에서는 올해 3월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와 황덕남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을 각각 사외이사로 앉혔다. 임원 53명 중 여성은 단 2명인 셈이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사외이사로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교수와 박순애 서울대 교수를 선임했다.
 
하지만 금융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를 총괄할 여성 임원은 박정림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및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뿐이다. 또한 박 부사장의 경우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여성임원은 기근 상태에 직면했다.
 
다만 임원 인사를 앞둔 금융권 CEO들이 능력과 성과를 가장 중요한 인사 원칙으로 내세우며 ‘유리천장 깨기’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여성 임원의 중용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다.
 
첫발을 내디딘 곳은 농협금융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6일 연말 인사에서 장미경 농협은행 국제업무부장을 농협은행 부행장보로 발탁했다. 장 부행장보는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아 농협 역사상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올랐다.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 10월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여성임원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인재 발굴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이번 등용이 여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농협금융은 보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농협금융은 양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해 고급 여성인력 양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는 22일경 본부장급 이상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우리은행 또한 여성인력 등용에 나설 방침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지난 13일 행내 방송을 통해 능력 중심의 승진과 인사이동 등 앞으로의 인사원칙과 방향을 공개했다.
 
이번 인사에서 손 내정자는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역동적인 조직을 위해 70년대생 이후 젊은 직원과 여성인력을 본부부서장 및 본부부서 팀장으로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허인 국민은행장 역시 여성 임원 비중에 대해 “전체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연성인력이 50%에 육박하지만 부장급 이상 간부직 등 임원 비중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허 행장은 또 “흠이 있는 부분을 찾아서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오는 15일 정기 인사를 앞둔 BNK금융지주(138930)에서도 여성 인재가 임원 승진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BNK금융 내 여성경영진은 권미희 부산은행 부행장이 유일하다.
김지완 BNK금융회장은 지난 11월 ‘그룹 CEO특강’을 통해 “BNK금융이 금융 산업의 유리천장을 깨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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