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불법 사찰 지시 혐의와 관련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20일 참고인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 장 교육감은 이날 오전 9시4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정권의 부당하고 잘못된 정책을 비판했다고 해서 교육감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게 한 것은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었던 야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부터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그에 따라 온갖 탄압과 핍박을 자행했다"며 "새 정부에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과거의 잘못된 일을 낱낱이 밝혀 청산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의 보수 단체가 집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고발이 여러 건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왜 그랬는지 의문이 풀린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지난 15일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국가정보원에 정부 비판 성향 교육감에 대한 개인적 취약점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과총) 산하의 정부 비판 단체 현황과 문제 사례, 문화예술계 지원 기관의 운영 현황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해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달 초 김명자 과총 회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각각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0일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구속 상태인 우 전 수석을 지난 18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본인을 감찰 중인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하고, 총선 출마 예정인 전직 도지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의 비위를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추 전 국장을 구속기소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달 23일 오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 앞에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