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은 스타트업 대표 출신이다. 대학시절 ‘브랜드호텔’이란 벤처를 창업했고, ‘허니버터칩’ 포장 디자인에 참여한 이력으로 화제에 올랐다. 그는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할 만큼 벤처창업과 4차산업혁명에 관심이 높다.
김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부의 창업생태계 조성방안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규제 환경을 만든 뒤에, 필요한 부분들을 법으로 제도화 하는 것이 맞다”며 “특히 공유경제기본법을 통해 공유경제 분야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내일티켓’을 만들어 주목받기도 했다. 내일티켓은 시민 각자가 원하는 법안을 의원실과 함께 만드는 참여민주주의 입법플랫폼이다. 힘든 오늘을 벗어나 밝은 내일을 가자는 뜻으로 ‘내일티켓’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까지 1600건이 넘는 시민의 입법 아이디어가 모였다. 청년, 워킹맘, 미혼부, 육아 등 다양한 시민 의견을 모아 실제 입안하고 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에 4차산업혁명특위가 출범했다. 앞으로 주력할 부분은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특위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아젠다를 다룰 수 없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키워드를 우선순위로 나열해 본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같이 기술적인 분야가 있고, 핀테크, 헬스케어와 같은 특정 산업군이 있다. 교육이나 노동 등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부분도 논의할 수 있다. 주제가 굉장히 다양하다. 우선순위를 R&D 산업, 규제혁신, 사회적 안전망 등 3개 정도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총론을 모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공조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공조할 부분은 굉장히 많다. 다만 여기에 관해서 논의가 급격히 이뤄지다 보니 국회와 정부의 역할 구분이 잘 안 돼 있다. 그런 부분에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가 당장 어떤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6개월 동안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스타트업 지원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최근 구글 코리아와 아산나눔재단, 맥킨지가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 보고서를 만든 것이 있는데 스타트업 관련자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글로벌 스타트업 상위 100개 기업의 사업모델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는 70%가 불법이거나 조건부로 사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지 고민하는 동안 국내 기업들은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역량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면에서 스타트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규제혁신에 관해 더 센 드라이브가 필요한 상황인데 아직까지 정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법, 제도 개선방향은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고 보는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법안 중 하나가 공유경제기본법이다. 예를 들어 요즘에는 손편지 대신 이메일을 쓰고,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물건을 산다. 이처럼 공유(물건이나 공간, 서비스 등을 소유하지 않고 나눠쓰는)라는 개념이 삶에 스며들었다. 4차산업혁명의 가장 큰 핵심 키워드는 공유다. 공유경제기본법을 통해 공유경제 산업 분야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자 한다. 공유경제 산업 분야를 일방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군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지, 비대면거래에 대한 위험성을 어떻게 해소시킬지 등의 우려 요인들을 극복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 현재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오른쪽)이 지난 10월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내일티켓 참여 행사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수민 의원실 제공
국민이 직접 법안을 만든다는 취지로 ‘내일티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만든 이유는.
300명의 국회의원이 5000만명 국민들의 각각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에는 굉장히 부족하다. 국민이 직접 법안을 만들면 좋겠다는 뜻으로 내일티켓을 만들었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풀어가야 하지만 국회라는 곳이 국민들이 인식하기에 진입장벽이 높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 쉽게 댓글을 달듯 내일티켓을 이용해 국민들이 쉽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제 홈페이지에 플랫폼을 만들었다.
내일티켓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민원이 있다면.
지금 내일티켓 관련 민원이 1600장에서 1700장 정도 모였다. 한 4개월 정도 했는데 굉장히 많은 숫자가 참여한 것이다. 성소수자와 워킹맘 이야기도 있고, 선생님과 초등학생, 유치원생의 이야기도 있다. 그중에 맞벌이 부부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메모를 써준 기억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비슷한 내용을 취합해 보면 6~70장 정도 된다. 양이 상당히 많다. 이와 관련해 미성년 아이가 아파 돌봄이 필요한 경우 맞벌이부부인 근로자가 연간 10일 내에서 유급의 ‘자녀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 여성 의원들이 ‘지지마송’ 캠페인을 어떤 차원에서 기획하게 됐나.
올 한해 수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이 굉장히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산정국 때 여야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죄송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만들어보자고 주변 여성 의원들에게 제안했다. 작사는 여성 의원실의 비서관들이 했다. 여야 정파를 떠나서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에 깊이 공감해주셔서 즐겁게 참여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 등에서 11명 정도의 여성 의원들이 참여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사람과 부동산, 정치 등 이 세가지의 값어치는 그 가능성에서 매겨진다고 생각한다. 이미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외연확장 측면에서 그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목소리가 없고, 당내 계파라는 것이 확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정당은 외연확장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이 있다. 통합정당은 정책적으로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정당이기 때문에 좀 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봤을 때 기존 양당보다는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자평한다.
마지막으로 국민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도 그렇지만 모든 정책 활동은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국민들의 내일과 미래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나가겠다.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