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이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통합 찬반론자들은 10일 호남을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달걀을 투척하거나 야유를 보내며 충돌했다.
통합론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안 대표와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양측의 지지자들과 반대 세력도 대회장을 찾은 가운데 두 사람을 향한 불만이 터져나오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통합에 반대하는 반안(반안철수) 성향의 지지자들은 안 대표를 향해 “안철수 나가라”고 고성을 지르며 시위했다. 한 중년 남성은 안 대표를 향해 “간신배 같은 안철수는 물러나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욕 먹이지 말라”고 외쳤다.
반면 안 대표 지자들은 박 전 대표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특히 한 여성은 “박지원이 안철수 양팔을 잘라냈다. 박지원 물러가라”며 박 전 대표에게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이 여성은 ‘안철수 연대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사람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라톤 대회는 차질 없이 진행됐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를 놓고 양분된 국민의당 안팎의 갈등은 호남에서도 피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비호남과 호남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며 “(양쪽을) 중재할 지점을 찾는 게 저로서는 정말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10일 오전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마라톤대회 출발 지점에서 한 시민이 던진 계란을 맞은 뒤 휴지로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