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양적완화정책을 확대하지 않은 일본은행(BOJ)의 결정은 통화정책 확대에 따른 시장 신뢰 약화 우려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BOJ가 그리스 사태의 여파로 일본의 재정적자 악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증폭을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8일 금융통화정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총재는 "그리스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은 각국의 재정적자 악화와 그에 따른 시장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일본 역시 거대한 재정적자로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재정건전성 회복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재정 자금 동원을 위해 쓰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BOJ의 통화정책은 안정된 물가 수준 아래서 일본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시라카와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양적완화정책 확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BOJ는 정부의 요구대로 국채매입 규모를 늘릴 경우 투자자들에게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나카무라 세이지 BOJ 이사회 위원 역시 이달 초 "남유럽 재정적자 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면 안 된다"며 "일본 정부가 그리스 사태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야가와 노리오 신코리서치인스티튜트 수석연구원은 "시라카와 총재의 발언은 통화정책을 정부의 재정자금 마련을 위해 사용할 경우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라며 "현재 일본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사태는 기본적으로 통화정책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CMA 데이터비전에 따르면 일본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 금리는 하토야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9월 이후 2배 가까이 오른 78.8bp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는 해당 국가 국채의 부실 위험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