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살아나고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 간 양극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 하려면 내년의 움직임을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책이 영향을 발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최근 주택 시장의 움직임만으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6400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거래 가능일수를 감안하면 11월 거래량을 (6492건)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1만4547건)까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8·2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이 다소 주춤했으나 10월(3802건)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5%로 집계됐다. 재건축 아파트가 0.51% 올라 상승세를 견인했고 일반 아파트는 0.20%로 전주(0.26%)에 비해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서울과 서울 외 지역간 온도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사업 초기단계인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추진을 시작하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일반 아파트 역시 도심 업무지구 주변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양도세 중과 예고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의 매물은 좀처럼 시장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며 “재건축 상승의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당분간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일부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우선 투자자와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권전매양도세강화 ▲신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 ▲부동산임대업 여신심사 강화 ▲양도세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도입 등의 부동산 시장 관련 제도가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의 지표 보다는 내년 상반기 이후 시장의 흐름을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책의 파급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의 B공인중계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다주택자 등 부동산 투자자들은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자는 생각이 큰 것 같다”며 “새로운 (부동산)정책은 내년 2분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대치동 아파트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