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내년에도 3%대 성장을 이어가고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할 것을 자신한다”면서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 경제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진다는 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 체감 경제성장’을 내년도 경제정책 화두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람중심 경제, 국민 삶의 가시적 변화를 이루겠습니다’를 주제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으로 체감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 길지 않은 기간에 우리 경제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었다”며 “저성장과 경제불평등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더불어잘사는 사람 중심 경제를 정책 기조로 삼아,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 경제를 3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면서 “일자리 추경을 통해 고용시장의 마중물을 붓고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세제 개편 등 소득 주도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혁신성장 전략도 수립했다”며 지난 7개월을 되돌아봤다.
다만 문 대통령은 “청년실업률은 아직도 최고 수준이고, 에코붐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청년고용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가계 부채 부담,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민생경제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일자리와 소득·혁신·공정 경제정책의 강력한 추진을 강조했다.
우선 일자리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자리는 국민들이 달라진 정부정책을 가장 직접 느낄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청년고용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도 19조2000억원의 일자리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공공기관 채용 2만3000명도 상반기에 집중 배치해 일자리창출이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공공일자리를 마중물로 삼아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 붐을 일으켜야 한다”며 “기업의 일자리정책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기 바란다.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협조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은 경제활력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며 “지난달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선정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드론 등 선도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혁신성장의 사례를 구체화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 분야에서 보다 담대한 도전을 주문하고 싶다”면서 ▲스마트시티 모델 건설 ▲드론 전투부대 창설 ▲드론 방역단 운용 ▲자율주행차·로봇·인공지능(AI) 세계 경연대회 개최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아울러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결단으로 가능한 규제혁신은 즉시 추진하고, 다양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사안은 구체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산업에 대해선 “규제샌드박스나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도 무슨 근거규정 있어야만 사업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금지규정이 없는 한 할 수 있다’라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지 않은지 법률해석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선 “비정규직 대책을 지자체, 출연기관, 출자기관으로 확대하고 일자리 안정자금의 차질 없는 집행으로 소상공인, 중소기업에서 일자리 축소 없이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주거·의료·교육·통신·교통 등 5대 생계비 부담 경감을 신속히 추진해 국민들이 나아진 생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는 정의로운 나라의 시작이며 더불어잘사는 경제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맹 유통 하도급 대리점, 4대 분야 갑을관계 개혁을 추진하고, 소비자 보호 및 피해구제를 위한 형사 민사·행정 분야 법집행체계를 정비해 국민들이 더 이상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인센티브,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조치들을 신속 추진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헌법상 경제에 관한 최고자문기구다. 김광두 부의장(서강대 석좌교수)을 필두로 23명의 민간위원과 5명의 당연직위원(기재부장관, 고용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정책실장·경제보좌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의장은 ‘사람중심 경제실현을 위한 국민경제자문회의 운영방향’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18 경제정책 방향’을 각각 보고했다. 이어 ‘혁신성장 2단계: 혁신확산·가속화’와 ‘소득성장 2단계: 임금격차 해소’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