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국민의당 전 당원 투표결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결과를 놓고 안철수 대표는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반대파는 “투표율이 23%에 그쳐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지 못했다”며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30일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투표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안 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74.6%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투표에는 전체 선거인 26만437명 중 5만9911명이 참여했으며 최종 투표율은 23.00%로 집계됐다. 이동섭 선관위원장은 투표 결과를 발표한 후 “통합추진과 관련한 안 대표 재신임 투표에서, 재신임이 확정됐음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투표 결과를 토대로 안 대표는 새해부터 바른정당과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안 대표는 투표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 여러분이 74.6%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다”며 “지난 8월27일 전당대회 때 저를 당 대표로 선택해준 2만9000여명의 당원보다 월등히 많은 4만5000여명이 통합을 추진하는 저를 재신임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표로 표출한 여러분의 의지를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통합 반대파의 주장에 대해서는 “75% 정도의 찬성을 두고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민심을 받들어 정치를 한다면서 이런 정도의 명백한 의사표시를 두고 계속 논란을 벌이는 것은 스스로 심판받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합 반대파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 1’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정반대의 주장을 내놨다.
반대파 의원들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이 25.7%에 그치자 즉시 시장 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며 “안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추진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국민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이 31일 국회에서 전 당원 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은 안철수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안 대표는 “당원들이 당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에서 74.6%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다”며 “민심을 받들어 정치를 한다면서 이런 정도의 명백한 의사표시를 두고 계속 논란을 벌이는 것은 스스로 심판받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