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 불법 행위에 관한 검찰 수사가 연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 소속 검사 2명이 오는 2일부로 원 소속 청으로 복귀한다. 이는 대부분 수사가 종결 단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정원 댓글 사건에 관련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수사·재판을 방해한 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달 11일 남재준 전 원장과 김병찬 용산경찰서장 등을 기소하면서 사실상 종결됐다. 남 전 원장과 함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서천호 전 2차장,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등 국정원 간부 4명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검사 등 파견 검사 4명도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과 연계된 민간인 외곽팀에 대해서는 원세훈 전 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을 지난달 7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혐의로 기소한 이후 현재 막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영방송 장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19일 국정원의 방송 제작 불법 관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을, 같은 달 21일 방송 담당 수집관 활동을 벌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원 전 원장을 조사하는 등 연초 수사 정리할 방침이다.
다만 국군 사이버사령부 활동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지난해 11월22일과 24일 군형법 위반(정치관여)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정책실장의 구속적부심사를 인용한 것에 이어 12월14일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이버사 관련해서는 수사가 절반 정도도 안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에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구속적부심사가 기각되면서 구속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우 전 수석은 단 2차례 조사를 받은 상태였던 그달 25일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27일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에게 본인을 감찰 중인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공안2부(부장 진재선)·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 검사 10여명으로 지난해 8월 국정원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은 그해 9월 외사부(부장 김영현) 인력을 추가했다. 검찰은 이후 10월 다른 청에서 8명의 검사를 추가로 파견받아 기존 수사팀에 더해 25명 안팎의 검사로 국정원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 없이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남재준 전 원장으로부터 6억원, 이병기 전 원장으로부터 8억원,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19억원 등 특수활동비로 편성된 자금을 임의로 인출해 국고를 손실하고, 이를 뇌물로 받은 혐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방문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조사를 거부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3번 불응 끝에 검찰에 소환됐던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번주 진행될 전망이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지난 2014년 10월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최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그달 29일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에 따른 회기 종료로 최 의원에 대한 불체포 특권은 없어졌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