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지주 출범에 이어 6개 비상장 계열사를 추가 흡수합병하고 '순환출자 완전 해소'를 선언했다. 2014년 무려 75만여개에 달하던 순환·상호출자 고리는 오는 4월까지 모두 해소한다.
롯데는 이번 추가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는 롯데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혀왔다. 때문에 롯데가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하게 된 것은 신동빈 회장 체제 아래 '투명한 롯데'로 거듭났다는 의미가 크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순환·상호출자 끊기에 돌입한 바 있다.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후계 구도를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인 직후였다.
신 회장은 당시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첫걸음"이라며 "겸허한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해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순환출자 해소 노력은 지난해 한국롯데 창립 50주년에 발맞춰 신 회장 체제가 본격화 한데다가 2016년 불거진 검찰수사, 오너일가 경영비리 재판 등을 계기로 기업투명성 제고에 대한 압박이 커지며 급물살을 탔다.
이를 통해 2015년 276개에 달하던 순환, 상호출자 고리 수는 13개까지 줄었다. 이어 지난해 11월30일에는 롯데칠성,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을 추가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를 11개까지 줄였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출범 후 6개월 뒤인 올 4월까지 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며 "새해부터 순환출자 해소에 속도를 낸 것은 최근 경영비리 재판이 진행되는 등의 난제가 있는 만큼 기업 투명성 제고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롯데의 지배구조가 단순화 된 만큼 신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0.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우호지분까지 지분율이 40%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롯데아이티테크,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등 6개사의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총 51개 계열사가 신 회장 지배력 아래 있는 롯데지주에 편입되게 된다.
롯데그룹 내 다수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롯데 측은 기대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힌 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계열사별 재무적 불확실성, 경영 효율성을 개선해 투자자들에게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이번 6개사 분할합병을 통해 그룹 내 모든 순환·상호출자가 해소되면 지배구조 투명성이 크게 강화돼 시장에서의 긍정적 재평가도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8월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