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올해 정유화학업종에 대한 키워드는 경기확장과 환경규제이다. 경기확장에 따라 정유업종 뿐 아니라 화학업종에서도 수요 강세가 이어져 상승여력이 크다. 또 중국의 환경규제로 화학업종의 강세가 기대된다.
60달러 넘은 국제유가, 수요에 따른 강세 지속
정유화학업종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7년초 5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8일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61.62달러, 북해산브랜트유 배럴당 67.78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이 연장된 효과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유가의 점진적 상승은 두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정유업종은 정제마진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고, 화학제품은 향후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유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올해 배럴당 55~65달러 수준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견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는 원유 공급 감소로 인한 수급 정상화, 중동의 지정학적 요소 등의 변수가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적 상승 기조로 WTI 기준 60~65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비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증산에도 불구하고 중국 원유 소비 증가가 미국의 증산을 메워가고 있다”면서 “2017년의 수요 강세가 2018년에도 이어져 배럴당 55~60달러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주, 2~3년간 골디락스 전망
정유주에 대해 증권가는 2~3년간의 골디락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부담이 적은 가운데 경기회복으로 업사이클이 이어가고, 정제설비 증설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2019년 계획된 정제설비 증설은 일일 생산량 70만배럴이 연평균치 수준이나, 연평균 원유 수요는 일일 최소 100만배럴 수준”이라며 “수요에 비해 정제설비 증설이 크지 않은 이유는 각국 정부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이라는 공통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전세계 정유설비의 가동률이 80% 중반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가동률”이라며 “정제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는 시기에 정제마진 역시 강해지고, 점진적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 강세와 제한적인 증설로 정유업종들은 향후 2~3년간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야말로 골디락스 업황을 경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를 기준으로 정유업종의 황금시대가 올 것 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작년 초 원유의 재고는 역사저 고점을 기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과거 5년 평균 수준보다 더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고가 전년보다 확연히 줄어든 규모이기 때문에 영업환경자체가 훨씬 더 우호적이기 때문에 황금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주, 우려 속 중국발 훈풍 기대
경기확장에 따른 수요 강세는 화학업종에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환경규제라는 변수가 화학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있어, 화학공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가 위치한 아시아의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초미세먼지 농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올해에도 화학업종에 화두가 될 환경규제에 있어 중점이 되는 곳은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환경규제를 위한 단속이 점점 고강도로 단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국내 폴리에틸렌(PE) 생산량은 감소했고, PE수입량은 약 15% 늘어났다”면서 “중국의 생산량 감소로 인해 화학업종 전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증설 우려가 있는 에탄분해시설(ECC)에 대해서는 기우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우호 연구원은 “2018년 ECC 업황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미국의 증설이나, 재작년과 작년에도 신증설은 발생했었다”면서 “올해 신규 가동물량으로 일시적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수요 증가로 물량 흡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