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창에 고위급 대표·선수 등 가급적 많은 대표단 파견 희망"

판문점 고위급회담 큰 결실…남측 설 이산가족 상봉 등 제안

입력 : 2018-01-09 오후 6:06:2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응원단·태권도시범단 등을 파견할 방침을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 핵문제 돌파구와 한반도 평화정착의 계기로 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은 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가능한 많은 대표단 파견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담에 참여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북측은 이번 회담을 획기적인 계기로 이루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측은 공동입장·응원 제안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북측이 남한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2014년 9월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돕기 위해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회담에서 우리측은 올해 설 연휴기간 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전방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회담 개최,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재개 등도 함께 제안했다.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문제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한꺼번에 많은 의제를 풀어낸 것이다. 천 차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담 분위기는 초반부터 화기애애했다. 회담장 입구에서 북측 대표단을 기다리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네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축하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리 위원장은 회담 시작 전 공개발언에서 김대중 대통령 방북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이 이뤄졌던 2000년 6월에 태어난 조카 이야기와 조 장관의 빙상부 선수경력 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웠다. 조 장관은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 회담이 시작됐지만 ‘시작이 반이다’는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9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시작 전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이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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