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프리미엄 가전을 바탕으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진의 모바일은 모든 면에서 변화를 시사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사업도 제시했다.
조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CES 2018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는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에 기반한 성장을 가속화했던 한 해"라고 평가한 뒤 "냉장고, 오븐, 빌트인 등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한 것은 LG 시그니처, 빌트인 키친 스위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익률이 좋아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간다. '시그니처'를 비롯한 초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가전의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시장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수익률 증가에 기반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조 부회장을 원 톱으로 맞아 눈부신 발전을 일궜다. 연간 기준 매출액 61조4024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84.5% 급증했다. 세탁기로 시작된 그의 1등 DNA가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전 제품군으로 확장됐으며 스타일러, 전기건조기, 무선청소기 등의 틈새시장도 성공적으로 개척하며 라이벌 삼성전자가 주춤한 틈을 훌륭히 파고들었다. 가전의 꽃인 TV에서는 OLED의 대중화를 여는 한 해로 삼았다. 다만 지독한 부진에 빠진 모바일은 고졸 출신의 신화로 불리는 그조차 제대로 된 반격 한 번 못한 채 사업본부장을 교체하는 난제로 한 해를 마감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LG전자의 전략 방향을 소개했다. 사진/LG전자
조 부회장은 TV사업에 대해 "CES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OLED가 확실히 대세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올해 65인치, 77인치 등 대형 OLED 판매 비중을 크게 높여, 지난해보다 두 배 정도의 목표치를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모바일과 관련해서는 제품 출시 시기부터 라인업, 브랜드까지 모든 것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부회장은 "V시리즈와 G시리즈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시기를 지금처럼 일정한 시차를 두고 하는 걸 변화시키는 것 등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그니처폰을 통한 시도 결과를 바탕으로 브랜드도 필요한 부분에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미래 사업으로 AI와 로봇을 언급하며 "2~3년 안에는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LG전자가 지난해 2월부터 인천공항에 시범 도입한 공항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에 대해서는 “각 국 공항이나 평창동계올림픽 주최측 등에서 계속해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와 관련해서는 "최악의 경우든 최선의 경우든 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공장의 제품 생산시점을 당초 계획이었던 내년 2월에서 올해 4분기로 앞당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여부는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다. 조 부회장은 "최근 유통 관계자와 만나보면 최악의 경우든 최선의 경우든 공급에 대한 불안을 많이 얘기한다"며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제품 공급에는 이상이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