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 사진/LG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G전자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4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쇼핑 시즌을 노린 마케팅비용의 증가와 함께 환율 급락의 충격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는 8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697억원, 영업이익 3668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분기 사상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전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1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8.9% 감소했다. 최근 3개월간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는 크게 못 미쳤다. 전날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650억원으로, 잠정실적은 이보다 1000억원 정도 하회했다. 매출은 기대치(16조1152억원)를 만족시켰다.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저조한 데는 최근 급락한 환율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원재료를 수입하고 내수 판매비중이 적지 않아 환율 영향은 덜한 편이지만, 최근 환율 하락 폭이 워낙 커 환손실을 피해가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맞아 마케팅비용 지출도 컸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연간으로는 준수한 실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61조4024억원의 매출액과 2조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연도 대비 각각 10.9%, 84.5%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6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였던 2009년의 2조6807억원에 이어 둘째로 높다.
연중 내내 실적을 주도해온 프리미엄 가전사업이 4분기까지 큰 몫을 한 것으로 점쳐진다. 잠정실적에서 개별 사업부 실적은 발표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가전사업이 에어컨 매출의 계절적 감소요인을 제외하고 트윈워시,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의 높은 수익성으로 호실적을 이어갔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TV사업도 OLED 및 UHD TV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세를 이어갔을 전망이다. 단, 모바일 사업의 경우 2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사업도 아직 흑자전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해에도 프리미엄 시그니처 브랜드를 앞세운 LG전자 가전사업 전망은 밝다. 모바일사업도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폭을 축소하고, 전장사업은 하반기쯤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가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