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올해 사법연수원 수료를 앞둔 연수생 둘 중 하나는 아직 취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법연수생 47기 171명은 15일 오후 2시 사법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수료식에 참석했다. 실제 수료 날짜는 이달 31일이다. 171명 중 입대 인원 21명을 제외한 취업 대상 인원 150명 중 현재 취업이 결정된 연수생은 총 76명이다. 재판연구원으로 14명, 검사로 21명이 임용됐고 법무법인 변호사로 출발하는 이가 29명, 단독 및 공동개업하는 연수생이 2명이다. 이외 국가·공공기관에 취업이 결정된 이가 8명, 기업 등 기타 직역에 진출하는 연수생이 2명이다.
올해 사법연수원 교육을 수료한 취업 대상 연수생 대비 취업률은 50.66%로 191명의 취업 대상 연수생 중 86명이 취업한 지난해 1월13일 기준(45.03%)보다 5.63%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인원이 74명에 달한다.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와 취업경쟁 심화, 경기침체, 정부부처별 채용권한 축소(행정안전부 일괄채용 후 각 부처에 배분), 공공기관·기업체 등에서 부여하는 직급 및 급여의 하락, 고용변호사의 지위 불안 등 채용자와 연수생 간의 이해 대립 등으로 여전히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31일 기준 취업 대상 연수생 대비 취업률은 96.3%에 달해 수료식 후 1년 안에 대부분 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31일을 기준으로 하면 191명 취업 대상 인원 중 7명을 제외한 184명이 취업했다. 재판연구원 24명, 검사 25명이고 법무법인에 취업한 수료생이 67명, 개인 및 합동고용 변호사로 진출한 이가 26명, 단독 및 공동개업한 수료생이 12명, 국선전담변호인 1명이다. 이외 국가·공공기관 17명, 기업 등 기타 직역 12명이다.
노영희(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저희 기수 수료 이후 5년 뒤부터 점차 연수생들의 취업률이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취업 대상자 자체 표본은 150명으로 적지만, 전체 대비 취업자가 반밖에 되지 않으며 절대적인 숫자가 감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로스쿨의 영향 등으로 사시 출신들의 취업이 그만큼 힘들어졌다. 이들이 1년 내 대부분 취업한다고 해도 소규모 로펌 등 취업 자체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한법조인협회 대변인인 고봉주(사법연수원 42기) 변호사는 "취업률이 50% 정도에 머문 것은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생 취업률은 근 10년 동안 계속 절반 정도였는데 그때보다 취업대상자 숫자는 절대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취업자들의 경우 반년 내에 거의 취업하지만 그 질을 살펴보면 취업조건이 아주 열악하거나 취업이 안 돼서 개업한 경우가 상당수"라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경우도 사정이 더 심각하거나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법조시장이 모두 소화할 수 없는 신규 변호사 배출수 증가는 예상대로 법률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왔고 신규 변호사 배출 숫자를 조절하지 않는 한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수료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 외빈과 수료생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수료생 중 대법원장상에는 군법무관 입영대상인 박재남씨가 영예를 안았고 역시 군법무관 입영대상인 김준하씨가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다. 재판연구원으로 진로를 결정한 동한나씨는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을 받았다. 이번 47기 수료생 중 오천석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의 아들인 진원씨와 유철환 법무법인 대호 변호사의 딸 지혜씨가 포함됐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진로정보센터의 활성화, 취업설명회 개최, 변호사실무수습 인턴제, 변호사 대체실무수습제, 전문분야 실무수습의 강화, 지도교수 및 취업전담 교수의 적극적인 취업지도 등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변호사로 취업하는 수료생들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그 직역도 다양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변호사실무교육(특히 기업·공공 부문 자문분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생 취업현황(46~47기). 자료/사법연수원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