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작년 3분기, 민생지수 상승, 행복지수·안전지수 하락"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장·단기적 국민 '삶의 질' 좀처럼 개선 안 돼"

입력 : 2018-01-16 오전 6:00:00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03년 1분기를 기준으로 하는 ▲민생지수 ▲국민행복지수 ▲국민안전지수 등 3대지수를 개발해, 매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지수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침체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국민 생활형편은 물론 장기적인 국민 삶의 질도 좀처럼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국가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3분기 민생지수, 국민행복지수, 국민안전지수 동향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2017년 3분기 민생지수 소폭 상승, 1분기수준 회귀
 
민생지수는 민생에 중요한 ▲고용구조 ▲고용의 질 ▲실질소득 ▲실질주택가격 ▲주가 등 5개 항목을 긍정요소로, ▲식료품비 ▲주거광열비 ▲기타소비지출 ▲교육비 ▲비소비지출 ▲실질전세가격 등 6개 항목을 부정요소로 구성하고 가중치를 부여해 지수를 산출한다.
 
2017년 3분기의 민생지수는 94.45(기준치=100.0, 2003년 1분기)로 전 분기의 94.42에 비해 0.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분기 지수로 되돌아 간 것으로 일단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단기적인 국민들의 체감 살림살이 정도를 가늠해 보는 민생지수는 지난 2006년 1분기에 최고치 103.56을 기록한 이후 여전히 상승반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자료/국가미래연구원
 
전 분기 대비 긍정적 요소 중 실질소득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상승했고, 부정적 요소 중 실질교육비와 실질전세가격이 하락해 민생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요인별로 보면 긍정적 요소 중 고용률, 상용근로자/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주택가격, 실질주가가 상승했으며, 부정적 요소 중에서는 실질교육비와 실질전세가격이 하락해 결과적으로 민생지수를 상승시켰다.
 
아울러 2008년 1분기(노무현정부 말)와 2017년 3분기를 비교하면 긍정적 요소는 모두 상승했다. 부정적 요소에서 실질주거광열비와 실질교육비는 하락했으나, 실질식료품비, 실질기타소비지출, 실질세금, 실질전세가격 등은 올랐다.
 
이명박정부 말인 2013년 1분기와 지난해 3분기를 비교하면 긍정적 요소는 모두 상승했다. 부정적 요소에서 실질교육비는 하락했지만, 실질식료품비, 실질주거광열비, 실질기타소비, 실질세금, 실질전세가격은 상승 추세를 보였다.
 
박근혜정부 말인 2017년 1분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3분기는 긍정적 요소에서 고용률, 실질소득, 실질주택가격, 실질주식가격이 올랐고, 상용근로자/임금근로자 비중은 내렸다. 부정적 요소를 살펴보면 실질교육비, 실질전세가격은 하락했지만, 실질식료품비, 실질주거광열비, 실질기타소비, 실질세금 등은 상승했다.
 
종합하자면 지난 2014년 2분기 100.11을 기록한 이래 기준선(2003년 1분기)인 100에도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민생지수 하락은 2015년 1분기에서 2016년 4분기까지 이어지다가 2017년 1분기 잠시 반등했다. 2017년 3분기 민생지수는 94.45다.
 
국민행복지수 소폭 하락…체감 살림살이 반영한 민생지수와는 역방향
 
국민행복지수는 2003년 1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과거 15년간의 국민행복 정도를 상대비교하기 위해 3개의 대항목(▲경제성과 및 지속가능성 ▲삶의 질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20개의 중항목, 34개의 소항목으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34개 소 항목들을 가중 평균해 산출하고 있다.
 
2017년 3분기의 국민행복지수(기준치=100.0, 2003년 1분기)는 112.08로 전 분기 116.07에 비해 3.99포인트 감소했다. 국민행복지수 역시 민생지수와 똑같은 현상으로 3분기의 지수가 지난 1분기 지수로 회귀한 결과를 보였다. 민생지수와 마찬가지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진행방향은 민생지수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16년 3분기에 비해 국민행복지수가 하락한 것은 부정적 요소인 1인당 가계부채, 소비자물가지수, 생활물가지수는 증가했고, 긍정적 요소인 유형고정자산, 교육비지출, 주거지수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긍정적 요소인 유형고정자산, 교육비, 노동생산성, 주거지수 등을 올리고, 인당 가계부채는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료/국가미래연구원
 
최초 지수산출 이후(2003년 1분기)의 동향을 보면 카드사태 당시인 2003년 4분기에 67.36으로 나타났으며,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3분기에 130.37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2017년 3분기 112.08을 나타내고 있다.
 
정권별 지수를 비교해 보면 노무현정부(2003년 2분기~2008년 1분기)의 평균은 88.57을 기록했으나 이명박정부(2008년 2분기~2013년 1분기)는 104.84을 기록,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박근혜정부(2013년 2분기~2017년 1분기)의 평균은 123.95로 이명박정부 시기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2017년 2분기~2017년 3분기)는 114.08로 이명박정부 평균보다는 높아졌지만 박근혜정부 평균보다 아직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미래연구원은 국민행복지수 이외에도 민생지수 및 국민안전지수 등 3대 지수를 산출해 매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7년 3분기 민생지수는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국민행복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민생이 나아졌는데, 국민행복이 낮아지는 상반된 양상을 나타낸 것은 지수를 산출하는 요소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서로 다른 요소들을 사용해 지수를 산출하는 것은 평가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는 장기적이면서 종합적으로 국민행복의 추세를 나타내는 반면 민생지수는 단기적으로 국민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변수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산출되는 체감지수다.
 
예컨대 민생지수의 주요 상승요인들인 상용근로자/임금근로자 비중, 실질주택가격, 실질주가가 상승했고, 부정적 요소인 실질교육비와 실질전세가격 등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행복지수에는 반영되지만 민생지수에는 반영되지 않는 요소들도 많다. 삶의 질에 속해 있는 건강, 교육, 환경, 문화나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중산층 비중, 소득분배, 사회 안전, 부패와 신뢰수준,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 노후안정 등이다. 이 요소들은 단기적으로 변화하기 어렵고, 장기적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은 민생지수 산출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국민안전지수, 이혼율 등 높아지면서 소폭 하락
 
국민안전지수는 연간지수만을 산출하기 때문에 전분기와 지수는 변함이 없다. 지금까지 나타난 2017년 국민안전지수는 전년(2016년)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고, 2015년도에 비해선 0.7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나 자살 또는 재해 및 식품안전 등의 국민생활안전 정도를 나타내는 국민안전지수가 전년도 대비 하락한 것은 이혼율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2014년 대비 상승한 것은 재난·재해 피해액과 이혼율이 크게 증가해 사회 안전도가 낮아진 것이 이유다.
 
국민안전지수는 국민행복지수의 항목 중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부문’의 대항목에서 ▲사회안전 ▲자연재난·재해안전 ▲식품안전의 중항목을 발췌해 산출한 것으로 국민안전을 위해서는 사회폭력 등의 사회 안전과 홍수, 태풍, 대설 등에 의한 자연재해안전, 불량식품 등 식품 안전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료/국가미래연구원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사회안전 및 안정지수는 상승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범죄율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2015년 이후 횡보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혼율은 2011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그 정도는 미미하다.
 
또한 자살률은 2006년의 단기간 악화를 제외하고,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재해와 재난은 2006년 일시적 하락을 제외하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식품안전은 2004년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고는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편 국민안전지수는 그 산출을 위해 각 변수에 대해 지수화를 한다. 국민안전지수 대항목은 각 소항목들의 가중치를 이용해 가중합으로 산출된다. 또한 국민안전지수는 분석기간 중 상대적 안전수준의 추세를 보기위한 스케일(scale)을 나타내며, 국민안전지수의 산출을 위한 각 구성 소항목들의 가중치(중요도)는 동등가중치를 활용한다. 산정기간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연도별로 분석하는데, 국민안전지수를 구성하는 데이터들이 연도별로 분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지수를 시점별로 보면 노무현정부 때인 2007년 118.65까지 개선되다가 이명박정부 2년차인 2009년 115.96까지 떨어지고,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이명박정부 마지막해인 2012년 117.07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박근혜정부 출범 후 3년만인 2015년에 119.31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2017년은 118.54로 2016년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연초부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에 전세와 매매 시세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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