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모바일 전략 수정

입력 : 2018-01-16 오후 6:36:3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다. 지난해 말 MC사업본부장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선언한 LG전자도 사업 전략을 원점에서 손질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직전에 갤럭시S9 공개행사(언팩)를 가진다. 통상 언팩 한 달 이후 시장에 제품이 출시된 점에 미뤄, 시판은 3월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갤럭시S8이 3월 말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후 4월21일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출격이 한 달가량 앞당겨진다.  업계에서는 경쟁사 애플이 배터리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이용자 몰래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키는 업데이트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방인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소송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니아층이 탄탄했던 애플의 위기가 삼성전자에 기회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밑 딜라이트 샵에 고객들이 갤럭시 S8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MWC에서 G6를 공개했던 LG전자는 후속작인 G7의 출시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LG전자는 2015년 G5부터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공개 무대를 MWC로 정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CES 2018 현지 간담회에서 "타사 제품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경쟁할 준비가 됐을 때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존 상·하반기 각각 출격했던 G시리즈, V시리즈 출시 관행도 깨겠다고 말했다.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제품 출시는 미뤄진다. 나아가 스마트폰 사업의 대대적 변화도 예고했다. 조 부회장은 "필요하다면 G·V 시리즈 브랜드를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지독한 모바일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책을 뛰어넘는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연간 영업이익을 냈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만 7000억원대다.
 
전략 수정에 나선 삼성과 LG의 스마트폰 사업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LG전자의 경우 올해도 반등하지 못하면 재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애플,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마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원가 상승, 원화 강세 등 시장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다"며 "삼성은 IM부문의 분기 영업이익 3조원 회복, LG전자는 적자탈출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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