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홍성호 대표, 유니클로 'SPA' 1위 성장 주도

'1조 브랜드' 키운 패션영업통…실적개선 성과에 롯데 내부도 '주목'

입력 : 2018-01-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유니클로가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국내 SPA브랜드업계 독보적 1위를 굳힌 가운데, 5년째 유니클로 국내사업을 진두지휘 중인 홍성호 FRL코리아 대표의 경영능력이 조명 받고 있다.
 
홍 대표가 유니클로를 SPA브랜드 중 유일하게 매출 1조원대 브랜드로 도약시킨데 이어,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세를 이끌어오자 업계는 물론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홍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23일 FRL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2017 회계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조2377억원으로 전년도 1조1822억원 대비 4.7% 증가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도 보다 64.5%나 급증한 1765억원을 시현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2016년 유니클로의 성장세가 잠시 꺾이며 업계의 우려가 있었으나 이를 말끔히 불식시킨 셈이다.
 
이는 국내외 SPA브랜드 경쟁업체의 지속적인 증가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유니클로의 경우 SPA브랜드이지만 '라이프웨어(LifeWear)' 철학에 기반한 합리적 가격정책 등 차별화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2004년 국내 상륙했다. 당시 롯데쇼핑(023530)이 일본기업 패스트리테일링과 FRL코리아를 설립한 뒤 국내서 유니클로를 판매하고 있다. 지분은 롯데쇼핑이 49%를, 나머지 51%를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들고 있다. FRL코리아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한 명씩의 대표를 선임해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이같은 체제가 14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홍성호 FRL코리아 대표의 경영수완도 주목받고 있다. 홍 대표는 2013년부터 유니클로의 국내사업을 맡아 올해로 취임 5년째를 맞았다.
 
그는 롯데쇼핑에서 패션영업을 시작한 '정통 롯데맨'이다. 건국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며 패션업 관련 전문성을 갖춘데다, 1987년부터 롯데백화점 패션·영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가 2009년 롯데백화점 인천점장과 2011년 대구점장을 연임했다. 이후 FRL코리아 대표를 맡은 뒤 CEO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홍 대표 취임 이후 수치도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5년(2013년~2017년) 평균 FRL코리아의 매출증가율은 20.3%, 영업이익증가율은 28.4%로 집계돼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그가 이처럼 FRL코리아의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 백화점 재직 시절 패션분야 영업현장에서 경험한 감각이 접목된 결과로 풀이한다.
 
재고를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매장운영 전략도 바꿔 불필요한 초과 근무와 물류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 론칭과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등 비즈니스 혁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홍 대표가 주도한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도 실적개선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의 순증 점포수를 살펴보면 2012년 16개, 2013년 25개, 2014년 29개, 2015년 29개 등에서 2017 회계연도엔 6개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경쟁 브랜드 난립으로 인한 보수적 경영기조에 따른 조치이기도 하지만, 매장 내 재고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불필요한 초과 근무와 물류비용을 줄이는 등 세심한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된 결과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2016년, 경쟁 SPA브랜드 난립 등으로 유니클로의 성장세가 주춤하며 위기설이 돌던 당시에도, 정면으로 맞서며 두둑한 베짱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최근 실적이 좋지 않긴 했지만 장사를 하다보면 잘하는 해가 있고 못하는 해가 있기 마련이고,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격 합리성과 기존 아이템의 진화를 통해 향후 매출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홍 대표의 이같은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올 초 단행된 그룹 정기인사에서 홍 대표를 상무에서 전무로 전격 승진시켰다. 상무급으로 유지되던 FRL코리아 대표에 전무 승진사례가 나온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성호 FRL코리아 대표.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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