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산하 tbs교통방송의 프리랜서와 파견용역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한다.
박원순 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tbs교통방송의 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272명 중 181명을 정규직화한다고 밝혔다. 방송사와 공공기관이 프리랜서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랜서는 국내 전체 취업자의 5% 가량이며, 방송업계에서는 4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규직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소속 없이 개인 사업자 자격 내지 용역업체를 통한 파견직으로 tbs와 계약을 맺고 있다. 해고 불안, 낮은 보수, 복지 차별에 시달린다.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임금 노동자도 아니고 자영업자도 아니기 때문에 법적 근거는 모호한 고용형태다.
서울시는 이번 상반기 비정규직 인력을 직접고용 계약직으로 바꾸고, 오는 2019년 상반기 tbs교통방송을 독립 재단법인으로 만들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우선, 프리랜서 총 272명 중 259명을 직접고용 계약직으로 전환해 연차휴가·퇴직금 지급, 4대 보험 가입, 후생복지 등 기본 처우를 보장한다. 다만 본인이 원하지 않거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 프리랜서 계약을 유지한다. 분장, 라디오, 취재편집, 음악 분야에서 일하는 나머지 13명 역시 일시적·한시적인 업무 특성상 프리랜서로 남겨둔다.
2019년에는 직접고용 계약직 중 피디·기자·작가·아나운서·리포터와 카메라 감독 등 18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작가 78명의 경우 직접고용 계약직을 유지하면서 최소 6개월~최대 23개월의 전속계약을 맺는다. 정규직 전환 방식은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개방형 제한경쟁’인데 가점이 추가된다.
정규직 전환을 재단법인화 이후에 추진하는 이유는 공무원 정원 제한 때문이다. 현재 tbs 방송직무의 정규직 직원은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가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tbs가 재단으로 바뀌면 직원들은 더이상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원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여전히 프리랜서로 나은 인력에 대해서도 ▲표준계약서 작성 ▲공정한 임금 지급 ▲업무관련 불공정성 및 차별개선 등을 통해 보편적 노동인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의 노동 권리를 다소나마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고용모델도 검토한다.
박 시장은 “방송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돼야 하고,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며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모델이 한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tbs 교통방송 프리랜서 정규직화 발표 기자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