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그동안의 지지율이 지나치게 높았다. 50%대 중반만 유지해도 성공적”이라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소통하고 이제는 성과를 내야한다”고 충고했다.
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5%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59.8%로 지난주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35.6%로 지난주 대비 6.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변화 속도다. 이달 첫째주 문 대통령 지지율이 71.6%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3주 만에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24.1%에서 35.6%로 1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을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각종 악재들로 진단한다. 20·30세대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논란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문제, 40·50세대는 부동산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논란, 60대 이상에서는 대북문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악재들은 청와대가 자초한 측면이 있기에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더 늦기전에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국민기대가 높았는데, 정책라인이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고 오락가락 하면서 실망만 커졌다. 앞으로 국면이 더 어려워 질수도 있다”며 “집권 2년 차인 이제는 국민들 손에 민생 성과를 하나씩 주면서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할 때다. 취지가 좋다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때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역시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지 자체가 아직은 철회된 것이 아니기에 평창올림픽이 순탄하게 치러지면 분위기 반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정책결정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하게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콘크리트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본인과 상관없이 일부 극성 지지층의 소위 ‘홍위병식’ 지지가 오히려 일반 대중의 반감을 산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문 대통령의 ‘선의 이미지’는 여전하지만, 일부 강경 지지층의 배타적 태도가 ‘권력의 오만’처럼 비춰진다”며 “권력이 오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결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도 “양정철 전 비서관이 ‘(일부 지지층이) 큰 부담이었다’라고 한 이유를 되새겨 봐야한다”고 거들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청와대가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전문가는 “소통은 전달이 3분의 1이고, 접수가 3분의 2다. 그런데 지금의 청와대는 제대로 듣지 않고 전달만 100%이상 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취임식 날 야당을 먼저 찾았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내가 하는 것이 옳으니 그냥 따라와’라고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