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측과 단일팀을 이룰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박철호 북한 대표팀 감독과 선수 12명, 지원인력 2명은 25일 오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대기 중인 버스에 탑승했다. 낮 12시30분쯤 진천선수촌 빙상경기장에 도착한 이들은 대기 중이던 이재근 진천선수촌장과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등의 환대를 받았다. 이 촌장이 박 감독에게 꽃다발과 함께 “환영합니다”고 말을 건네자 박 감독은 “뜨겁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새라 머리 감독을 비롯한 우리측 선수단도 참석해 꽃다발을 건네며 북측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눴다.
북측 선수단의 합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회의에서 단일팀 구성을 발표한 지 닷새 만이다. 평창 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경기 엔트리는 다른 나라와 동일(22명)하지만 남북 합의에 따라 경기당 3명의 북한 선수가 출전해야 한다. 입촌 행사에서 박 감독은 “우리 북과 남이 하나가 돼 유일팀으로 참가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힘과 마음을 합쳐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주말까지 북한 선수들의 실력을 체크한 후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남북 동반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응원단 숙소와 경기장 시설을 점검할 북측 선발대도 이날 오후 강원도 인제 인제스피디움 호텔에 도착해 시설점검에 들어갔다. 윤용복 북한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8명의 선발대는 우리측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응원단이 묵을 객실 내부와 식당 등을 둘러봤다. 관통하키센터·강릉아이스아레나 등도 둘러본 이들은 26일에는 평창 알펜시아올림픽파크 내 경기시설 등을 살필 예정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는 가운데 최문순 강원도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우리 정치권과 언론이 평화올림픽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자중을 촉구했다. 최 지사는 “지난해 11월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올림픽휴전 결의안은 전 세계 분쟁 당사자 간에 지켜져야 한다”며 “그에 앞서 결의안을 주도한 우리 내부에서 먼저 지켜져야 한다. 올림픽 휴전은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새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총 감독(왼쪽)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경기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