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 등 핵심 상품들의 손해율 개선에 더해 투자영업이익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2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손보사에서 실손의료보험과 함께 만성 적자상품으로 분류되던 자동차보험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가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차량 파손이었는데 작년엔 유난히 재해가 적었다”며 “여기에 대차 기준 변경 등으로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실적을 공시한 메리츠화재의 경우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62.1% 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메리츠화재에서 지난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의 손해율은 78.2%, 62.8%로 각각 전년도 대비 5.9%포인트 개선됐다. 장기보험의 손해율도 2.7%포인트 하락한 85.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자기자본이익률(ROE, 별도재무제표 기준)은 20.7%로 전년과 비교해 4.1%포인트 올랐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것도 자동차보험처럼 손보업계의 보편적 호재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만 특별하게 손해율이 낮은 상품을 출시하거나 사업비를 절감한 부분은 없다”며 “기존에 보험사기나 허위·과다청구, 과잉진료 등으로 불필요하게 지출되던 보험금이 줄어든 결과가 아닐까 본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손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지난해 순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투자영업 호실적에 자산매각 등 일회성 요인까지 겹치면서 손보업계 최초로 순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삼성화재의 실적이 발표되면 업계 전반의 실적도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호실적이 올해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문재인케어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라 실손보험을 비롯한 보장정보험에 대한 보험료 인하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축성보험 세제혜택 축소도 판매 유인을 줄이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메리츠화재 걱정해결단이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펼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