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30일 이중당적 문제와 당비대납 의혹 등으로 정상적인 전당대회 진행이 어렵다며 당무위원회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안철수 대표는 오는 31일 당무위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중로 전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도저히 (전당대회) 준비 작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며 “지난 28일 발표된 민주평화당 창당발기인 1차 명부 2400여명 중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우리 당 대표당원과 이름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월1일 예정된 민주평화당 시도당창당대회 발기인 명부에는 더 많은 대표당원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을 분류해 내지 않은 채 전당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당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이 문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전준위가 민평당 창당발기인 명단 2485명과 대표당원명부를 대조시킨 결과, 1028명이 중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명이인의 숫자까지 합치면 무려 1만8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중복 당원을 가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민평당이 한글 이름 외에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중복당원) 분류가 전대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비 대납 의혹도 문제로 제기됐다. 앞서 전준위는 지난 1년간 당비를 내지 않은 대표당원을 대상으로 기간을 정해 1000원만 입금해도 전대 투표권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한 은행의 특정 지점에서 46명의 대표당원 당비가 1분 간격으로 무더기 입금된 것이 포착됐고 진상조사 결과 1명이 일괄 납부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준위는 이 같은 문제를 안 대표에게 전달했고, 안 대표는 31일 전대 대책 논의를 위한 당무위를 긴급 소집했다. 다만 전대 일정을 연기하기보다는 문제 당원을 솎아내는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중로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1차 중간보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