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의 판매 부진으로 부품사들의 실적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만도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5년만에 만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다시 오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올해 만도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만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629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8.8%, 42.2% 줄어든 수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컨센서스보다 10.0% 적은 수준”이라며 원화 강세에 의한 국내 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중국 공장의 매출 감소를 이익 부진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에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급락하면서 중국 공장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판매 부진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만도의 최대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올해 상반기는 지나야 중국 등 완성차의 해외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총755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판매 목표보다 70만대 줄어든 수치다. 만도의 매출 비중은 현대·기아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GM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도 주요 고객사다. 만도 등 부품사들이 더 이상 완성차만 믿고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5년만에 만도 CEO로 다시 복귀한 정 회장이 만도의 부진을 만회할 전략을 구상활 지 관심이 높다. 정 회장은 만도 CEO 복귀 첫해인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10년을 위한 원년이 되도록 차세대 자동차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만도는 이를 위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 확보, 제품 포트폴리로 개선을 통한 신규 시장 개척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판매량 부진이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한다면 만도 등 부품업체들의 부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만도는 최근 하나의 체제로 운영하던 자동차부품 사업본부를 제품별로 각각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사업부, 제동사업부, 조향사업부, 현가사업부 등 4개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는 이를 통해 ADAS사업부 등 미래차 부품사업에 좀 더 집중해 성장 동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적극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부품 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가 지난 2014년 중국 선양에 건설한 브레이크 공장. 사진/만도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