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공급받은 분양주택용지를 단기임대주택용지로 전환하는 건설사들의 '꼼수분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택지개발지구(공공주택지구 포함) 내 공급된 분양용지를 임대용지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는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과 '공공주택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2일부터 행정예고를 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된 택지는 당초 개발계획에 따라 분양 또는 임대 용지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업계획승인권자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공급받은 분양용지를 임대용지로 사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제도를 최근 일부 건설사가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판단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9월 분양용지로 공급받은 위례신도시 북부지역 A3-5블록(4만2118㎡)에 민간임대 총 699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하남시에 신청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우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상 민간임대의 경우 임대 의무기간(최소 4년)이 지나면 일반분양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때 분양전환가를 산정하는 기준이나 방법 등 별도 규정도 없다.
호반건설이 A3-5블록에 짓는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분양 전환 시점은 4년 혹은 8년 이후로 늦춰진다. 임대 의무기간 동안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것을 가정하면 분양 전환 무렵의 시세를 분양가에 반영해 책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일건설도 2016년과 2017년 각각 성남 고등지구 S1블록과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 A2·A4블록을 분양에서 민간임대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분양용지를 임대용지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다. 공급된 분양용지를 공공임대주택, 임대 의무기간이 8년 이상인 공공지원민간임대(기업형임대 포함) 용지로 사용하는 경우만 허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건설사가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단기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게 차단돼 분양주택 입주자 모집을 기다리는 많은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공급받은 분양주택용지를 단기임대주택용지로 전환하는 건설사들의 '꼼수분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