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미 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미시장 선점을 통해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중미 5개국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중미 FT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6월 한중미 FTA 협상개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김현종 본부장은 "한중미 FTA를 통해 한국과 중미간 보다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서명식 이후 올해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통상절차법에 따른 후속절차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정식 서명 이후 국회보고가 이뤄지고 국회 비준 동의를 받은 뒤 국내절차 완료를 각국이 서면으로 통보하면 FTA가 정식 발효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의 '한중미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FTA 발효 이후 10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0.02%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6억9000만달러 개선되며, 2534개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FTA 발효 이후 15년 동안 5억8000만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와 2조5700억원의 생산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 수출효과는 자동차 2억7000만달러, 철강 2억1000만달러가 발생하며, 생산은 철강 7700억원, 자동차는 5200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 시장 개방, 비관세 장벽 해소, 투자유치 활성화 등 기타 효과를 고려하면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FTA는 중미 각국 모두 전체 품목의 95%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키로 약속해 대중미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동차와 철강, 합성수지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의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쌀과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민감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냉동새우 등 일부품목들은 관세 철폐를 장기화해 국내 관련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 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한편 서비스 시장의 경우는 세계무역기구(WTO)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고, 체계적인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S)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자유로운 송금을 보장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식'에 참석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중미 5개국 통상장관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