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빅3 R&D 비중 '미미'…"성장률 비해 투자 인색" 평가

입력 : 2018-02-22 오후 4:40:36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업계 '빅3(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상위 경쟁사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률을 거둔 성과에 비해 인색한 투자라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빅3는 나란히 2년 연속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각 사별로는 유한양행 1조4622억원, GC녹십자 1조2879억원, 광동제약 1조1501억원(전망치) 순이었다.
 
하지만 R&D 투자는 다소 초라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유한양행(000100)이 누적 매출액 대비 6.7% 수준인 727억원을 투입했고, GC녹십자(006280)는 10.5%에 해당하는 864억원으로 상위 3개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리수대 R&D 투자 비중을 기록했다. 광동제약(009290)은 0.9%에 불과한 45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하는 데 그치며 업계 최하위 수준의 비중을 보였다.
 
빅3에 비해 매출이 적은 상위 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R&D 비중을 보인 것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960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4위에 오른 대웅제약(069620)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의 12.9%(847억원)를 R&D 투자에 할애했고, 6위 한미약품(128940)(매출액 9166억원)은 18.3%인 1249억원을 쏟아 부으며 R&D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전년 대비 41.5%의 폭발적 매출 성장을 보이며 5위 기업으로 도약한 셀트리온(068270)은 매출액의 22.8%에 달하는 154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6년 40%에 가까운 비중을 보였던데 비하면 다소 비중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업계 1위 유한양행보다 두 배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제약산업은 전체 제조업 가운데 연구개발 비중이 특히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제약사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서 최소 10년간 300억원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약 출시를 위한 임상 시험 역시 최종 단계까지 마치지 위해 수년의 시간과 5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요구된다.
 
비교적 단기간 내 제품 개발부터 생산이 이뤄지는 일반제조업이 매출액의 3~4% 수준인데 반해 제약산업 R&D비용 비중이 평균 1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약개발을 진행 중인 연구집약적 제약사들의 경우 15~20% 수준의 비용을 R&D에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업이 아닌 다른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매출을 불리려는 제약사들의 근본적인 목적 역시 확보된 자금을 연구개발에 사용해 중장기적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지만 외형성장에만 집중하다 보면 주객이 전도돼 국내 제약 산업 전반적인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꾸준히 높은 R&D 투자 비중을 보여 온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당시 제약업계 신기록인 1조3175억원의 매출로 깜짝 1위를 한 점이나, 셀트리온이 지난해 압도적인 성장률로 업계 TOP5에 진입한 점 등을 보면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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