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GM 신규지원 전제로 비토권 재확보 검토"

이르면 이번주 실사 돌입…잔존가치 입증시 자금지원 협의

입력 : 2018-02-25 오후 2:42:31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KDB산업은행이 한국GM실사 이후 자금을 지원할 경우 비토권(거부권)의 재확보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토권은 한국GM의 대주주인 GM이 자산처분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해도 지분율 약17%의 2대주주 산업은행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25일 "실사를 통해 경영자료 등을 검토한 후 잔존가치가 있고 경영정상화가 낫다고 판단될 경우 자금지원 등 GM과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자금지원을 전제로 했을 경우 비토권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21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한국GM 실사를 합의하고 서둘러 실사를 진행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사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이번 실사 결과가 좋을 경우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만료된 비토권을 다시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토권은 GM의 국내 철수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였다.
 
산은은 지난 2002년 10월 GM에 대우차를 매각할 당시 한국GM이 총자산의 20%를 넘는 자산을 처분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당시 비토권은 향후 15년간 유지되기로 했고 기간이 지남에 따라 지난해 10월 만료됐다.
 
GM은 산은의 비토권 만료로 국내 철수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자 한국정부에 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얼마 뒤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현재 GM은 ▲27억달러의 차입금 출자전환 시 지분 비율만큼 현금 투자 ▲신차 2종 배정을 전제로 한 28억달러 투자에 맞춘 유상증자 ▲2월말 만기가 도래하는 GM본사 차입금 5억8000만달러를 위한 공장 담보 제공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통한 세제·현금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GM의 차입금 출자전환에 따른 투자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한국GM에 대한 28억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 계획에는 조건부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분율(17.02%)대로라면 산은이 투입해야 할 금액은 약 5000억원이다.
 
앞서 비토권 만료로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 만큼 신규투자시 비토권보다 강력한 견제장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산은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신규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투자가 결정되면 비토권을 포함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GM사태는 결국 일자리와 관련된 것으로 산은보다 정치적인 논리가 반영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다만 산은이 정치적 논리로 강압에 의해 대출하지는 않고 실사 후 진정성을 확인하면 지원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25일 한국GM의 신규자금 투입시 비토권 재확보가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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