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지난 9일 개최돼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평창올림픽을 지켜온 성화는 꺼졌지만,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피어오른 한반도 평화의 불씨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폐회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이고르 레비틴 러시아 연방 대통령 보좌관 등이 귀빈석에 자리했다.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관련국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각 정당 대표 등 주요 내빈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귀빈석에 입장하면서 에스코트 어린이로부터 강원도의 산과 들, 경기장 등 올림픽의 추억과 평화 염원을 담은 상징물 ‘스노볼’을 건네받아 이를 4만여명의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들어 올리고 좌석 앞 테이블에 배치했다.
이어 각종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기존의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도전정신을 의미하는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 등을 주요 주제로 한 영상과 케이팝(K-POP)이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전 세계인을 베이징에 초대하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당초 평창올림픽은 준비과정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북미 핵·미사일 갈등 등 각종 악재가 이어져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북한의 전격적인 올림픽 참가와 도발 중지로 ‘평화올림픽’의 물꼬를 텄고, 역대 어느 대회보다 규모와 형식, 내용, 흥행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 합격점을 받았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선수들의 이런 만족감이 경기에서 실력으로 발휘됐다”고 역설했다.
또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행사장 남북 공동입장을 대회 하이라이트로 언급하고 “스포츠를 넘어서는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것으로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벌어진 게 중요하다”며 “이제는 정치가 IOC와 스포츠를 넘어 평화의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도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목표로 했던 금메달 8개, 종합 4위는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지만.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메달 17개(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다. 종합순위 7위로 이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6번째 ‘톱10’ 진입도 성공했다. 특히 메달이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국한되지 않고, 스키(스노보드), 스켈레톤, 컬링, 봅슬레이 등으로 넓힌 만큼 한국 동계스포츠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평창올림픽과 북한의 참가가 우리 경제와 남북 관계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 관련 종합 설명자료’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내려가면서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가 완화되고 우리 경제의 안정성 제고에도 기여했다”며 “지난 2016~2017년에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리·환율 등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주가와 외국인 투자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올해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 개최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토대 마련 ▲북한 방남 조율 과정에서 남북 간 이해와 협조를 통해 상호 신뢰 제고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 마련 ▲한미간 긴밀한 협력 유지·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준수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17일간 여정이 25일 마무리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해 경기와 응원 사진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