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확산한 정치권 미투(#MeToo) 운동이 6·13 지방선거의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높은 당 지지율을 구가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대형 돌발 악재에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여당이 악재에 빠지자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번 성폭행 파문에서 안 전 지사가 속했던 민주당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일정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는 등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충청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이 예상됐지만,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파문이 터지면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충청권에서 ‘친안(친안희정)’ 마케팅으로 선거를 주도하려던 예비후보들이 느끼는 충격파가 작지 않다.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안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 고통스럽다”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도정 계승 등을 강조해 온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전략 수정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반면 야당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지자 이탈과 인물난으로 고심하던 터에 여당에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민심 이반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20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제1당을 민주당에 내준 바 있다. 다만 정치권의 미투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단 점에서 여야의 선거 유불리를 섣불리 따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일단 이번 사태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지방선거 국면 내내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문제를 갖고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은 이날도 민주당이 충남지사 후보를 아예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여권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치전문가는 “물론 이번 파문으로 민주당의 충남 경선과 본선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더 터지면 모르겠지만 시간이 아직 3달이나 남아서 많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 (여권 우세)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 변수를 생각하면 본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미투 운동 성명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