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소식에 급락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수급 요인인 코스피200지수 편입 이슈로 단기 급등했던 만큼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4만5000원(12.16%) 내린 3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코스피 200지수 편입을 앞두고 연일 급등하며 주가 4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이날 테마섹의 블록딜 소식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날 급락은 수급 요인으로 주가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악재가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주가 급등이 실적이나 성장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만큼 부정적인 이슈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테마섹은 전날 장 마감 후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셀트리온 주식 224만주(1.8%)와 셀트리온헬스케어 290만주(2.1%)에 대한 블록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테마섹은 이날 종가 대비 6~9%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해 총 1조10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최근 셀트리온이 급등한 것은 거래소 이전에 따른 패시브자금 유입 때문으로, 기관들이 셀트리온을 사고 싶지 않더라도 셀트리온을 일정 부분 담아야만 하기 때문에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과도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급락에도 단기적인 수급 이슈로 인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9일 코스피200지수 편입을 앞두고 기관들은 셀트리온을 더 담아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교란 요인에도 주가가 쉽게 꺾일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테마섹이 지분의 일부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선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연구원은 "현재 노출된 악재는 테마섹의 블록딜이 유일한데, 이번 이슈를 명분 삼아 테마섹이 팔았던 할인된 가격보다 주가가 더 많이 빠져있다"면서 "시장이 조정받는 기간에도 강한 주가 흐름을 유지했기 때문에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실적에 좌우될 것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고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많아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램시마 등 상용화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외에 추가적인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마켓셰어를 넓혀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고평가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소식에 급락했다. 사진/셀트리온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