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올 1분기 전자부품업계의 실적은 부문별로 온도차가 클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은 D램 호황에 힘입어 비수기가 무색한 봄날을 지내고 있는 반면, 디스플레이 업종은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61조3400억원, 영업이익 14조54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의 65조9800억원과 15억14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 반도체 부문이 약 70%를 차지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액 8조7800억원, 영업이익 4조3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76% 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반도체 경기 호황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4Gb 512Mx8 2133MHz) 평균 고정가격은 올들어 6.13% 상승했다. 지난해 말 3.59달러에서 지난 1월 3.81달러로 오른 뒤 두 달째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5.60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1분기가 메모리반도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선방이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오는 3분기까지 매 분기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바일용, PC용, 서버용 D램 가격이 고루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D램, 낸드플래시 모두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디스플레이 업계는 부진이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6조20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가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1분기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3000억~4000억원대로 대폭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을 것으로 관측됐다. LCD 패널의 매출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윗츠뷰 등에 따르면 81.3cm(32인치)형 LCD 패널 평균가격은 지난해 7월 71달러에서 올해 1월 64달러까지 내렸다. 139.7cm(55인치)형 LCD 패널 평균가도 지난해 7월 203달러에서 올 1월 176달러까지 하락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X 수요 부진으로 생산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