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부진했던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에 디스플레이 수급 불안이 겹치며 실적 불확실성이 부각됐지만,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려가 과도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7000원(1.10%) 오른 24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일 이후 4거래일간 10% 넘게 상승해 220만원대에서 240만원 후반대까지 회복했다. 삼성전자를 연일 매도했던 외국인이 4700억원 가까이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의 주가 반등은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D램 가격을 끌어올린 서버용 수요가 올 들어 둔화할 거란 예상과 달리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증설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분기부터는 가격이 하락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견조한 가격 상승세를 감안할 때 하반기까지도 타이트한 수급이 예상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의 서버 수요가 강한 데다 컴퓨터와 모바일도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과 달리 하반기에도 가격이 빠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D램 생산설비 증설이 우려되고 있지만 다른 업체가 추가적으로 공장을 늘리지 않는 한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반도체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 갤럭시S9 출시를 기점으로 회복이 예상된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저점을 찍은 뒤 2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1분기 14조5500만원, 2분기 15조6500만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평균 분기별 영업이익 15조 가운데 11조원 가량이 반도체인데,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업황을 우려했던 부분이 과도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전자가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는 아이폰X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이 판매 부진으로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상반기까지는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 후속 모델이 나오면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률 연구원은 "현재 1분기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없지만 반도체가 견조하고 디스플레이 악재는 이미 노출된 악재이기 때문에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했던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에 디스플레이 수급 불안이 겹치며 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나흘 만에 10% 넘게 상승하며 반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