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베젤(화면 테두리)을 최소화하고 스마트폰 전면을 화면으로 채우는 '풀스크린'이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을 필두로 시작된 풀스크린이 올해는 절반가량으로 비중이 확대되고 2021년에는 출하되는 스마트폰 10대 중 9대가 풀스크린을 장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에서 풀스크린을 장착한 스마트폰 비중은 8.7%로 분석됐다. 올해는 풀스크린 스마트폰 비중이 확 늘어나 44.6%에 이르고, 2019년 71.6%, 2020년 87.7%, 2021년에는 92.1%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풀스크린 스마트폰이 소개된 지 4년 만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이다.
보이스 팬(Boyce Fan) 위츠뷰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돼 교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스크린의 변화 등 하드웨어의 진화를 통해 수요 진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풀스크린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선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8 시리즈부터 베젤을 확 줄인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적용한데 이어 올초 출시된 중가라인업인 갤럭시A8에도 탑재했다. 또 이달 9일 출시된 갤럭시S9에 전작 대비 베젤을 더 최소화하고, 상단 홍채 인식 센서를 가린 디자인을 선보였다. 애플도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에 처음으로 풀스크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채택했다.
기술 추격자인 중국 제조사들도 풀스크린 채택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비보는 전면의 디스플레이 비율(전면 본체 대비)이 98%를 넘는 콘셉트 스마트폰 '아펙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6인치 OLED 화면이 탑재됐으며 1.8㎜의 상·좌·우 베젤과 4.3㎜의 하단 베젤이 적용됐다. 풀스크린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기기 상단에 내장했다. 셀피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메라가 위로 나오도록 작동하면 된다.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화웨이도 상하좌우 베젤을 최소화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 센서 등 관련 센서 기술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일본 소니도 고유의 옴니밸런스 디자인 대신 풀스크린에 가까운 디자인을 탑재했다. 옴니밸런스 디자인은 어떤 각도에서든지 편안한 그립감과 완벽한 균형미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두꺼운 상하단 베젤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소니는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위해 MWC 2018에서 베젤이 넓었던 전작들과 달리 베젤을 대폭 줄이고 18대 9의 화면비를 채택한 엑스페리아XZ2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풀스크린과 더불어 노치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노치디자인은 베젤이 매우 얇은 스마트폰 앞면에 카메라·스피커·센서가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상단 가운데 부분이 살짝 패인듯한 모습의 화면을 가리킨다. 위츠뷰는 전체 스마트폰에서 2.4%에 불과했던 노치디자인 비율이 올해 15.7%로 늘어나고, 2021년에는 26.9%에 이를 것으로 봤다. 베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치 디자인의 확대를 예상한 것이다. 지난해 아이폰X에 처음 적용되기도 했다. 보이스 팬 연구원은 "패널 제조업체들이 노치디자인 구현을 위한 장비를 구매하고 있다"며 "다만 디자인 제조상의 어려움과 특허문제 등으로 제한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