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청와대에 보고할 개헌 자문안 초안을 12일 확정했다. 초안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며 일부 수정작업을 거쳐 국회에 제출 가능한 정부안으로 완성된다. 문 대통령이 정부안을 실제 발의할지는 국회의 개헌 논의 상황에 달렸다는 평가다.
자문위 초안은 권력구조 개편 방향으로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속 집권은 허용하되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패배할 경우 재출마가 불가능하다. ‘수도조항’도 명문화 하지만, 헌법에서 특정하지 않고 법률에 위임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대통령 권한분산을 위해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하고 특별사면권 제한 방안도 담길 가능성이 크다. 헌법 전문의 경우 3·1 운동,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을 포함되고, 박근혜정부 시절 ‘촛불항쟁’은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안이 일단 준비는 됐지만, 실제 국회에 제출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 주도 개헌에 입법기관인 국회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물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부정적인 기류다. 헌법개정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할 수 있으나, 통과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공약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국회 논의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실제 발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현재까진) 문 대통령이 제출한다는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내놓는다면 정부안은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내놓기만 한다면 굳이 정부 개헌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지지부진한 국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만약 국회가 끝내 개헌안 합의에 실패한다면, 문 대통령이 공약실천 차원에서 부결 위험성을 감수하고 정부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제4차 전체회가 열린 12일 오후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 소회의실로 정해구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