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14일 검찰에 소환된 것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세 결집을 위한 줄다리기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에 대해 “20개에 달하는 권력형 비리와 범죄 혐의는 범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고 비꼬았다. 추 대표는 “권력형 부패와 비리에서 국민들이 단호해진 지금은 숨거나 피할 곳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며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불법과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는 철저한 수사를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어제까지도 측근을 통해 ‘정치보복’ 주장을 반복했다”며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정치공세로 회피하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모습에는 전직 대통령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며 반격에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불과 1년 새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서초동 포토라인에 서는 모양새가 됐지만, 1년 전 박 전 대통령보다는 9년 전 서초동 포토라인 앞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 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치보복이라 말하진 않겠지만, 2009년 노무현의 비극으로부터 잉태된 측면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며 “한풀이 정치가 또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를 통한 면박주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의 중요한 이유였고 그것이 정치보복이라면 9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